한성숙 네이버 대표 “뉴스 편집 포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입력 2018.05.09 12:58
수정 2018.05.09 17:00
네이버 댓글 논란 정면 돌파
아웃링크 가이드라인부터 마련 후 개별 적용
네이버 댓글 논란 정면 돌파
아웃링크 가이드라인부터 마련 후 개별 적용
“본 사업이 아닌(뉴스) 부분이 계속 이슈가 돼서 한번은 끊고 싶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댓글 조작 책임론과 뉴스 배열 조작으로 몰매를 맞던 뉴스 편집권을 버리는 초강수를 택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빼고, 아웃링크 방식 도입을 언론사 개별로 추진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불가피한 광고 매출 감소나 트래픽 변화 등은 감내하겠다는 각오다.
한성숙 대표는 9일 서울 역삼동 네이버파트너스 스퀘어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는 3분기 이후 뉴스편집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 대표는 “사용자가 뉴스를 읽고 싶다면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뉴스판을 선택해 읽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이날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다소 비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파격적인 대책방안에 대해 “3000만명이 매일 같은 화면을 보는 구조가 바람직한지 지난 몇 년부터 고민을 해왔다”면서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지금 여러 가지 문제들은 내려놓고 가지 않으면 네이버의 발전도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가 플랫폼 사업자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갈등과 의견을 조율해 좋은 대책을 내놓는 것이고, 곧 저희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유통 플랫폼의 첫 단추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네이버는 우선적으로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를 제공하지 않는다. 실시간 검색어는 사용자 동의 하에 선별적으로 보여준다는 방침이다. 다만 비워진 화면을 어떤 방식으로 채울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한 대표는 “일단 비우고 나야 생각을 다시 할 듯 해서 검색창 아래 어떤 화면을 채울지 정하지 못했다”면서 “주변 지인들은 날씨는 꼭 들어가야 한다는데, 7년 전 저희가 모바일 화면을 기획했던 것처럼 처음부터 다시 고민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모바일에서 주로 뉴스 소비가 일어나는 만큼, 이를 먼저 개편하고 차후 PC화면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아웃링크를 일괄 적용이 아닌 언론사 개별 적용 하기로 한 배경도 설명했다.
한 대표는 “각 회사와의 계약 내용도 있고 사용자들의 상황이 다른만큼 입장 발표 하듯이 일괄적으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우선 아웃링크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후 개별 논의를 통해서 언론사가 아웃링크를 원한다면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아웃링크 여부를 조사한 결과, 70개 제휴 매체 중 응답한 곳은 70%였다. 이 중 한 곳만 아웃링크에 찬성했으며, 절반은 유보적이라는 입장이다. 나머지는 아웃링크에 반대했다.
그는 “이번 정책 변화로 네이버의 트래픽이 얼마나 감소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광고 매출 역시 지금보다 느는 구조가 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도 “사용자들이 원하는 구조를 잘 찾아내고 활용 방안을 다양하게 가져간다면 장기적으로는 좋은 방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군가가 네이버를 실행해서 뉴스를 봤던 습관을 바꾸는 문제이기 때문에 변화가 어떨지 가늠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그럼에도 저희가 본사업에 집중하면서 또 다른 새로운 기회를 가져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