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지능형 투수로 진화 ‘직구 역발상’
입력 2018.04.17 16:28
수정 2018.04.17 16:28
샌디에이고와의 원정경기서 6이닝 2실점
탈삼진 9개나 뽑아내며 상대와의 수싸움 우위
LA 다저스 류현진이 과감한 직구 승부로 시즌 2승째를 달성했다.
류현진은 17일(한국시각),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로 승리 투수가 됐다.
운과 실력 모두가 뒤따른 한판이었다. 류현진은 1회를 무실점으로 가볍게 넘겼지만 1-0으로 앞선 2회말 렌프로에게 컷 패스트볼을 던지다 2루타를 얻어맞았다. 이어 타석에는 올 시즌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이는 비야누에바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허용, 흔들리는 듯 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선수들이 곧바로 이어진 3회초 수비 때 잇따른 실책으로 자멸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상대 선발 얼린이 조기에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류현진도 상대가 사실상 포기한 경기 중반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특히 이날 류현진은 삼진을 9개나 잡아내는 위력을 떨쳤는데 상대 허를 찌르는 볼 배합이 압권이었다.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최근 류현진이 크게 재미를 보고 있는 커터를 노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러자 류현진은 그랜달 포수와 합을 맞춰 볼 배합을 바꾸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류현진은 경기 도중 고개를 가로 젓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는데 그만큼 구위에 자신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볼 배합의 역발상은 바로 직구로 밀어붙이기였다. 류현진의 이날 직구 평균 구속은 90마일대를 기록한 앞선 2경기와 달리 89마일 정도에서 형성됐다. 하지만 볼 끝이 좋았고, 류현진도 직구의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높이며 힘으로 샌디에이고 타자들을 상대했다.
실제로 이날 9개의 탈삼진 중 직구로 세 번째 스트라이크를 잡은 횟수는 무려 5차례나 됐다. 변화구를 기다리던 상대 타자들이 타이밍을 놓쳐 헛스윙으로 물러난 이유다.
우타자를 상대로 한 체인지업도 크게 빛을 발했다. 유리한 볼 카운트 상황에서 바깥쪽으로 살짝 휘어져 떨어지는 서클 체인지업의 궤적이 크고 날카로웠으며 간간이 섞어던진 커브도 일품이었다.
한편, 시즌 2승째를 거머쥔 류현진은 5일 휴식 후 오는 23일 워싱턴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