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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홍상수·김민희가 하고픈 말?…'클레어의 카메라'

부수정 기자
입력 2018.04.19 08:47
수정 2018.04.19 08:47

불륜 보도 나오기 한달 전 찍은 작품

제70회 칸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 초청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주)영화제작전원사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 리뷰
제70회 칸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 초청


칸국제영화제에 출장 온 만희(김민희)는 회사 대표 양혜(장미희)에게 갑자기 해고를 당한다. 일을 잘해서 능력을 인정받았던 터라 당혹스럽기만 하다.

해고 이유를 말해달라는 만희에게 양혜는 정확한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다. "순수한 게 정직한 건 아니더라", "정직한 건 되게 귀한 건데 그 성품은 타고나는 거야. 후천적인 노력으로는 안 돼"라는 모호한 말만 뱉을 뿐이다.

방황하던 만희는 프랑스인 클레어(이자벨 위페르)를 만난 뒤 해고의 전말을 알게 된다. 영화감독 소완수(정진영)와 술김에 가진 우발적인 잠자리를 대표가 알아챘기 때문이다.

영화는 양혜, 만희, 소완수의 관계를 풀어냈다. 홍 감독은 이번에도 남녀의 지질한 사랑을 담았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이다. 영화 촬영은 2016년 둘의 불륜 보도가 나오기 직전 열린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기간 중 이뤄졌다.

남녀의 지질한 사랑을 보여주는 도구는 클레어가 지닌 카메라다. 클레어는 칸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을 즉석 카메라로 촬영한다. 만희와 완수도 클레어의 카메라에 담겼다. 만희가 왜 사진을 찍냐고 묻자, 클레어는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것을 아주 천천히 다시 쳐다보는 것"이라고 답한다. 또 "사진을 찍기 전과 후엔 무언가가 달라진다"고 덧붙인다.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주)영화제작전원사

홍 감독과 김민희의 관계가 알려지기 불과 한 달 전 촬영된 영화인 만큼 몇몇 대사에서 둘의 관계가 오버랩된다. 감독이 만희에게 한 "넌 예뻐, 정말 예뻐, 당당하게 살아"라는 말과 완수의 후배가 만희에게 "살면서 솔직해야 영화도 솔직해진다"고 말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영화에 '정직'이라는 단어가 꽤 자주 나오는 것도 인상적이다.

"내 이야기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홍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에 녹여낸 듯하다. 두 여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감독의 모습과 "살면서 솔직해야 영화도 솔직해진다"는 대사에선 홍 감독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 만희는 갑작스러운 해고에 당황할 법한데도 양혜에게 "저희 기념사진 하나 찍어요"라며 엉뚱한 면모를 지녔다. 어이없는 웃음이 나오는 부분인데, 묘한 매력의 김민희와 잘 어울린다. 완수가 핫팬츠를 입은 만희를 나무라는 장면에서도 웃음이 터져 나온다. 지질한 남자의 표상을 제대로 보여줬다.

홍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을 영화에 투영한 듯한 부분을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홍 감독과 김민희의 불륜 관계가 알려진 만큼 국내 관객들에게 둘 영화는 일단 불편하다.

'클레어의 카메라'는 제70회 칸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4월 25일 개봉. 15세 관람가. 68분.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주)영화제작전원사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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