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코스닥 벤처펀드' 판매 동상이몽
입력 2018.04.09 06:00
수정 2018.04.09 08:32
시중은행들 판매 신중모드, 자산운용사와 분위기 대비
세제혜택에도 변동성 큰 상품으로 고객유치 소극적
시중은행들은 청약상품 외에 모처럼 세제혜택 상품을 판매할 기회가 생겼다며 반기는 분위기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어 이유에 이목이 집중된다.ⓒ게티이미지뱅크
코스닥 벤처펀드가 출시 첫날부터 완판행진을 하며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청약상품 외에 모처럼 세제혜택 상품을 판매할 기회가 생겼다며 반기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를 살피며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세제혜택보다 손실로 인한 리스크 가능성을 더 크게 받아들이는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소액으로도 유망 벤처기업에 쉽게 투자가 가능한 코스닥 벤처펀드가 지난 5일부터 출시됐다.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첫 날 수백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흥행했지만 주요 시중은행들은 다소 반응이 미온적이다.
시중은행들은 코스닥 벤처펀드가 세제혜택을 받는다는 점에서는 고객유치하기가 편하지만 성장성이 높은 코스닥기업과 비상장 벤처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상품인만큼 변동성이 높아서 고객에게 적극 권유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또한 정부가 코스닥 살리기 정책의 일환으로 미리 예고된 상품이지만 제도적인 미비점이 여전히 많다는 점도 적극적인 판매를 망설이는 이유다.
실제 5일부터 일제히 공격적으로 판매에 나선 자산운용사들과는 달리 은행들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등이 공모펀드 상품을 출시했다. 시장 분위기를 봐서 추가로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판매 첫날 '하나UBS 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와 '삼성 코스닥벤처플러스' 2개 상품 판매에 나섰다. 오는 16일에 KB 코스닥벤처기업을 추가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첫날 '하나UBS 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를 판매했다. 두 은행은 9일부터 'KTB코스닥벤처'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오는 16일에 '하나UBS 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와 'KTB 코스닥 벤처펀드'를 본격적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코스닥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판매를 독려하는 만큼 은행들은 코스닥벤처펀드 판매 동참에 나섰지만 수익률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신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은 첫날 오전부터 판매에 나서지 않고 장이 끝나가기 직전에 판매를 시작했다. A 시중은행은 전날 하루 판매금액이 3억7000만원의 실적을 거뒀고, B 은행은 2억5000만원 정도를 판매수익으로 챙겼다. 하지만 첫날에는 은행들이 시장 분위기를 살피느라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 은행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일부 은행들은 1~2개 상품만으로 억대 수익을 거둔데에 다소 고무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 은행이 일부 상품에 대해 오전만 판매했는데 억대의 판매실적을 올린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면서도 "세제혜택을 받는 상품이긴 하지만 변동성이 큰 상품이어서 사실 고객들에게 권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코스닥 벤처펀드 상품이 세금혜택이 있다고 해서 무작정 고객들에게 상품을 권할수만은 없는 처지라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이 상품의 특성상 실제 수익도 대박과 쪽박을 오갈만큼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성장성이 높은 코스닥 종목이더라도 상장폐지가 된다면 수익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무엇보다 비상장 벤처기업의 경우 손실액은 가늠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모험에 가까운 투자라는 점이 우려요인으로 부각된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의 경우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만큼 큰 변동성에 따른 투자손실 가능성 역시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이라며 "소득공제 혜택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상품별 예상 변동성을 고려하고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인지 여부를 먼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