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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배우' '천만요정'→'충무로 생채기' 된 배우 오달수

김명신 기자
입력 2018.03.05 09:21
수정 2018.03.05 09:26

데뷔 이래 다작 통해 '대체 불가 배우' 입지

미투Me Too 폭로 치명타…활동 중단 불가피

배우 오달수의 추락이 그저 안타깝다. ‘천만배우’가 아닌 ‘천만요정’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정도로 영화와 드라마 속 오달수의 친근한 존재감은 강렬했고, ‘대체불가’였다. 오달수의 성추문 사건이 관계자들이나 동료 선후배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준 이유 역시 바로 이 때문이다.

최고의 전성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 작품 다양한 캐릭터로 관객과 소통했고, 관객들은 그의 미친 존재감에 열광했다. ‘오달수’라는 독보적인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신뢰도 높은 배우로 자리 잡았다.

'1억 배우' 오달수는 최근작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비롯해 '신과 함께 시즌1' '괴물', '7번방의 선물', '변호인',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 등 굵직한 작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관객 동원에 1등 공신으로 활약했다.

올해만 해도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캐릭터로 여러 편의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마무리한 오달수였기에 이번 ‘성추문’은 기존의 ‘미투’ 가해자들과는 차원이 다른 충격 그 자체였다.

때문에 tvN ‘나의 아저씨’를 비롯해 개봉을 앞둔 영화들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해졌고, 그렇게 ‘오달수’ 지우기가 시작됐다. 제작비 면에서나 시간적인 면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오달수를 향한 배신의 시선’에서는 벗어나고자 함이다. 비난도 비난이지만 워낙 신뢰도 높은 배우였기에 그를 향한 실망감이 적지 않은 탓에 논란의 중심에서 분리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배우 오달수가 성추문 폭로로 데뷔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 데일리안DB

드라마는 다른 배우로 대체됐으며 영화 ‘신과 함께2-인과 연’(감독 김용화, 이하 신과 함께2)역시 오달수의 분량을 전면 삭제키로 했다. 영화적 흥미 캐릭터로 분했던 만큼, 감독의 선택이 쉽지 않았겠지만 그렇다고 논란에 선 배우의 모습을 그대로 강행하는 것 역시 옳은 선택일 수는 없다. 향후 관객들의 평가 역시 영화적 흥행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하기까지 감독의 고충도 적지 않았을 거라 판단된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감독 김지훈), ‘컨트롤’(감독 한장혁), ‘이웃사촌’(감독 이환경)의 감독들도 쉽지 만은 않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오달수가 조단역이 아닌 주연급으로 출연한 탓에 통편집이나 재촬영이 쉽지 않다. 편집도 불가능한데다 상대 배우들과의 조율이나 재촬영, 그리고 그에 따른 제작비 추가 등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오달수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 개봉을 강행하기도 사실 부담스럽다. 오달수가 강경대응을 시사하며 부인했을 때와는 달리, 실제 성폭행 피해자들이 잇따라 방송을 통해 실명까지 공개하며 폭로하고 나섰고 결국 오달수의 사과문까지 나온 마당에 관객들이 그의 모습을 일반적인 시선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편집, 재촬영이 아니라면 개봉 연기 카드가 나올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이유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오달수의 성추문 사건으로 팬들 역시 충격과 실망, 특히 ‘배우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히며 그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들이 하나같이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로 꼽히고 있는데다 거기에 오달수처럼 친밀감이 높은 배우의 성추행 파문은 심적인 충격이 더하다.

그 누구도 대변할 수 없는 친근한 연기로 남자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요정’으로 군림했던 오달수였기에 '오달수 사태'의 충격 강도는 더욱 크다. 때문에 오달수 역시 초반에 해명하는 과정에서 서툴렀고, 마지막 사과까지 대중의 마음을 돌리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오히려 노여움을 사는데 한 몫을 했다. 오달수는 이 같은 현실이, 대중의 반응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함께 호흡했던 선후배 동료들도 그의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본인 역시 갑작스런 지금의 사태가 불안하고 무서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은 그의 행동에 따른 결과이고, 때문에 더 충격적이고 참담하다.

여전히 일부 폭로와 관련해서는 진실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그 진실을 둘러싼 진위여부는 오달수와 피해자들만 알고 있다. 대중은, 팬들은 천만요정이 요정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고 실망을 표하고 있는 셈이다.

오달수는 그렇게 ‘천만요정’에서 ‘충무로의 생채기’로 남을 전망이다. 성추행은 인정하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성추문의 중심에 섰다는 사실이, 누군가에게 성적으로 고통을 안겼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고 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대체불가 배우 오달수의 뒷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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