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천국' 한화 불펜, 2018시즌 해법은?
입력 2018.02.07 00:09
수정 2018.02.07 06:25
김성근 감독 체제 지속됐다면 과부하 심각
새로운 투수 발굴해야 하는 숙제 떠안아
10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한 한화 이글스는 베테랑의 비중이 높은 팀이다. 특히 불펜진이 그러하다.
2017시즌 팀 내 최다 등판 5위 이내에 포함된 불펜 투수 중 20대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63경기에 등판해 팀 내 최다였던 송창식과 56경기에 등판한 마무리 정우람은 나란히 1985년생으로 지난해가 만 32세 시즌이었다.
55경기에 등판한 팀 내 최고령 박정진은 1976년생 만 41세 시즌을 치렀다. 48경기에 등판한 심수창은 1981년생으로 만 36세, 37경기에 등판한 좌완 권혁이 1983년생으로 만 34세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한화는 규정 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가 없는 KBO리그 유일한 팀이었다. 이닝 이터 선발이 전무했다는 뜻이다. 합계 330만 달러의 거액을 주고 데려온 외국인 선발 투수 오간도(110이닝)와 비야누에바(112이닝)는 규정 이닝 144이닝에 각각 30이닝 이상 모자랐다. 한화 선발진이 소화한 합계 이닝은 736.1이닝으로 리그 8위에 불과했다.
선발진의 이닝 소화 능력이 크게 떨어지면 부담은 불펜에 전가된다. 한화 불펜은 536.2이닝으로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불펜 활용을 고집하는 김성근 감독이 5월에 중도 사퇴하지 않았다면 한화 불펜 투수들의 부담은 가중되었을 우려마저 있었다.
악전고투 속에서 한화 불펜은 5.15로 리그 5위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피출루율과 피장타율을 합한 피OPS는 0.818로 리그 6위였다. 리그 상위권은 아니지만 불펜에 돌아온 부담과 불펜진의 높은 연령을 감안하면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는 지표였다.
권혁과 송창식은 김성근 감독 체제 하에서 혹사에 시달렸다. 권혁은 2015시즌 78경기 112이닝, 2016시즌 66경기 95.1이닝, 송창식은 2015시즌 64경기 109이닝, 2016시즌 66경기 97.이닝을 소화했다. 두 시즌 동안 두 투수는 각각 130경기 및 200이닝 이상을 던졌다.
혹사의 여파는 고스란히 선수들에 되돌아왔다. 권혁과 송창식은 2016시즌 종료 후 모두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들의 2017시즌 구위는 수술 이전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권혁은 37경기에 등판해 1승 3패 11홀드 평균자책점 6.32, 송창식은 63경기에 등판해 5승 6패 15홀드 평균자책점 6.63으로 모두 6점대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두 투수가 이전 두 시즌 동안 혹사를 피했다면 2017시즌 한화의 뒷문은 보다 탄탄했을 것이다.
2018시즌 한화의 한용덕 신임 감독은 1이닝을 막을 수 있는 20대 불펜 투수를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투타 전 분야에서 세대교체가 필수적인 한화지만 특히 불펜은 시급하다.
그럼에도 2018시즌 한화 불펜의 높은 베테랑 의존도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FA 2년 계약으로 잔류한 박정진을 필두로 심수창, 권혁, 송창식, 정우람의 '불펜 독수리 5형제'가 건재해 한화 뒷문의 버팀목이 될지 주목된다.
글: 이용선,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