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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주담대 연체율 들썩…대출 관리 '적신호'

부광우 기자
입력 2018.01.16 06:00
수정 2018.01.16 10:27

25곳 1개월 이상 연체 594억원, 전년비 3.2%↑

현대라이프 299억원 '최고'…삼성생명 3배 달해

국내 25개 생보사가 보유하고 있는 가계 대상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액수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 594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사별로 보면 현대라이프생명이 29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현대라이프생명이 가계에 내준 주택담보 대출 가운데 한 달 넘게 연체된 액수가 1년 새 100억원 넘게 불면서 3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대라이프가 궁여지책으로 무리하게 대출을 늘리면서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25개 생보사가 보유하고 있는 가계 대상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액수는 총 594억원으로 전년 동기(576억원) 대비 3.2%(18억원) 증가했다.

보험사별로 보면 현대라이프의 가계 주택담보대출에서 한 달 이상 연체된 금액이 29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1년 전(202억원)과 비교하면 48.0%(97억원) 급증한 액수다. 또 홀로 생보업계 전체의 절반이 넘는 50.3%를 차지할 정도로 큰 규모다.

국내 최대 생보사인 삼성생명과 비교해 보면 이 같은 액수가 얼마나 큰 금액인지 더욱 뚜렷해진다. 삼성생명의 전체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현대라이프의 10배가 넘는다. 하지만 이 중 1개월 이상 연체 액수는 현대라이프 대비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95억원에 그쳤다. 이밖에 흥국생명(77억원)·교보생명(60억원)·한화생명(35억원)·ABL생명(11억원) 등 생보사들이 가계 주택담보대출 중 1개월 이상 연체금이 10억원을 넘겼다.

특히 현대라이프의 대출 연체에 더욱 걱정 어린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생보업계에서 가계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자산 운용 의존도가 가장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 현대라이프의 지난해 9월 말 운용자산 6조7083억원 중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1조2207억원으로 18.2%를 차지했다. 생보사들 가운데 운용자산의 10% 이상을 가계 주택담보대출에 내준 유일한 사례다.

이처럼 현대라이프가 대출 영업에 활발히 나서는 배경에는 어려운 회사 사정이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다. 쉽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출을 실적 개선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현대라이프는 지난해 1~3분기 4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67억원)와 비교해 손실 규모가 561.2%(376억원)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현대라이프는 올해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라이프는 ▲2012년 -319억원 ▲2013년 -316억원 ▲2014년 -871억원 ▲2015년 -485억원 ▲2016년 -198억원 등 최근 5년 사이에만 총 218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처럼 적자가 쌓여가는 상황에서 현대라이프는 빠르게 가계 대출을 늘려 왔다. 현대라이프의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2012년 말 437억원 ▲2013년 말 1936억원 ▲2014년 말 3579억원 ▲2015년 말 5790억원 ▲2016년 말 1조875억원에 이어 현재 1조2000억원을 넘어서며 최근 5년여 사이에만 30배 가까이 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이 늘면 그 만큼 연체도 증가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규모가 업계 평균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나타난다면 문제"라며 "안정적인 이익 확대를 목적으로 가계 대출을 자연 증가 이상으로 빠르게 늘리기 위해 차주의 상황을 느슨하게 체크하는 등 위험 관리에 소홀한데 따른 현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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