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민의당③] 통합後 키맨 ‘반대파’…그들에 달린 지방선거 운명
입력 2017.12.25 07:30
수정 2017.12.25 07:50
반대파, 독자 생존·민주당 합류 가능성↓
통합파, 승리 위해 반대파 끌어안기 절실
정치권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기정사실로 평가하고 있다. 국민의당 내 통합반대파 또한 그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양당의 통합 흐름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문제는 통합 이후다.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앞둔 상황에서 통합신당이 얼마나 조직 정비와 양당의 반대 목소리를 포용하느냐가 선거 승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방선거 성패…반대파 결정에 달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20일 통합과 자신의 재신임을 연계한 전(全)당원투표를 제시, 오는 31일 결과를 발표한다. 통합과 재신임 여부와 상관없이 안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난다.
전당원투표 기준을 놓고 통합 반대파와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실상 투표 결과는 통합파 입맛에 맞게 해석이 가능해 통합을 위한 요식행위로 끝날 공산이 크다.
통합선언 이후부터 무게 중심은 반대파로 옮겨갈 전망이다. 통합파가 선거 승리를 위해 반대파를 아우르는 범 국민·바른 통합신당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반대파 상황 또한 마찬가지다. 즉, 내년 지방선거가 양측을 묶어두는 마지막 안전장치인 셈이다.
반대파, 3가지 시나리오
통합 이후 반대파는 크게 세 가지 선택지를 받게 된다. 통합신당으로부터 분당, 민주당 복귀, 통합파와 동침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의원들의 분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대파와 뜻을 함께하는 의원은 당내 25명 가량으로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단일 원내교섭단체를 이룰 수 있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가 반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신당 창당과 선거 준비, 유효한 성적까지 내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게 사실이다. 반대파 또한 "분당만은 막자" "통합하려면 나가서 하라"며 당을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큰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일부 호남의원들이 민주당에 합류하거나 복귀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를 등에 업은 민주당이 높은 지지율과 인력풀을 확보한 상황에서 국민의당에 두 팔을 벌일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지난 2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당 통합반대파 의원들의 복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눈길을 준 바도 없고, 눈길을 앞으로 줄 이유도 없다"고 일축했다.
남은 시나리오는 통합신당과 동침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서로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안 대표의 백의종군으로 통합신당 합류 명분은 이미 확보한 상황이다.
바른정당이 추구하는 중도보수와 화학적 결합을 기대하기까지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지지율로는 제대로 된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