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정무수석, 홍준표 대표 만나 '진땀'
입력 2017.11.29 16:17
수정 2017.11.29 16:23
"운동권 방식은 안돼…의원들 잡아가지 말라" 작심 쓴소리
한 수석 "야당은 국정운영 파트너…진심으로 소통하겠다"
29일 신임 인사차 여의도를 찾은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만나 진땀을 뺐다. 홍 대표가 '원만한 여야 관계'를 당부하는 관례적 인사 대신 '작심 쓴소리'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온 한 수석에게 "칼춤도 오래 추면 국민이 식상하다"며 "우리 의원들 좀 잡아가지 말라"고 꼬집어 말했다. 최근 최경환, 원유철, 김재원 등 자당 소속 의원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
홍 대표는 이어 "물론 죄를 지었으면 수사는 해야겠지만 갑자기 연말에 이렇게 많이 몰리니 '차도살인을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여권에서 나를 도와주지도 않을 텐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또 운동권 출신인 한 수석에게 "나라를 운영하는 것은 운동권 시절하고는 다르다"면서 "임종석 비서실장이나 한 수석은 나라를 운영하는 것이고, 운동권 방식은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청와대 참모 3명 중 1명 이상이 운동권 출신으로 지나치게 치우친 인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수석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조국통일위원장 등을 지낸 '586운동권' 출신이다.
이에 한 수석은 "'운동권 방식'이란 게 어떤 방식인지 잘 모르지만, 균형감을 갖고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수석은 이어 "한국당 의원들께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들이 굉장히 많고, 참고할 사항도 많다"며 "야당이 중요한 국정의 파트너가 되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한 수석에게 "예산 정국과 실질적 선거법 개정이나 개헌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하는 3가지 시간이 겹쳤다"고 했고,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안보와 경제가 위중한 시기인데 대통령께서 대한민국의 미래만 보고 국정운영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기국회 예산안 처리시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는데, 한 수석이 전면에 나서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분위기를 조성해달라"고 말했다.
한 수석은 "예산과 입법 과제들이 산적해 무거운 마음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야당을 국정운영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