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빗슈 기 살리기’ 류현진은 결국 희생양?
입력 2017.09.11 09:05
수정 2017.09.11 14:42
다르빗슈, 약팀 상대 위해 등판일정 조정
류현진, 샌프란시스코 아닌 강팀 워싱턴 만나
올 시즌 기대 이상으로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다저스)의 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는 소식이 들려왔다.
'LA타임스'는 11일(한국시각) “류현진이 한 차례 휴식을 취하면서 다르빗슈가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을 수 있는 워싱턴과 대결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오는 12일 샌프란시스코전 등판을 앞두고 갑자기 휴식 명령이 떨어졌다. 몸 상태에 특별한 이상이 없고, 후반기 호투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다소 의외의 결정이 아닐 수 없다.
미국 현지 언론의 보도대로라면 갑작스런 휴식에 대한 의구심이 어느 정도 풀린다.
일단 류현진이 한 차례 등판을 거르면서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 3연전에 마에다 겐타, 클레이튼 커쇼, 다르빗슈 순으로 나선다. 샌프란시스코전에 류현진 대신 다르빗슈를 투입하는 셈이다.
로테이션대로라면 다르빗슈는 동부지구의 강호 워싱턴과의 맞대결을 피하게 된다. 대신 류현진이 오는 16~18일 열리는 워싱턴전에 선발로 나서고, 다르빗슈는 이후 약체 필라델피아를 만나게 된다.
현지 언론은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서 상대할 가능성이 높은 워싱턴에게 굳이 다르빗슈를 보여주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부진한 다르빗슈가 워싱턴을 상대로도 난타를 당할 경우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는 부분까지 고려했다.
오히려 약체들과의 대결을 통해 다르빗슈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포스트시즌에 대비하려한다는 분석도 따르고 있다.
다르빗슈의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은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 된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가 유망주 출혈을 감수하고 텍사스에서 영입한 다르빗슈는 최근 3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 9.51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이적 이후에도 6경기에 2승 3패 평균자책 5.34로 다저스가 기대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다.
다저스 수뇌부 입장에서는 다르빗슈를 쓰지 않을 수가 없다. 큰 출혈을 감수하고 데려온 다르빗슈를 쓰지 않는다면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는 셈이다. 다저스는 최대한 다르빗슈의 컨디션과 자신감 회복까지 고려하면서 로테이션을 조정하고 있는 것이고, 거기에 따른 최대 희생양은 류현진인 셈이다.
현지 언론의 예상대로라면 류현진은 다소 억울할 수밖에 없다. 어깨 부상 이후 올 시즌 완벽한 재기를 알린 류현진은 후반기 8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다저스 선발진 중에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다저스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실력보다는 선수의 높은 몸값에 연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다저스 수뇌부에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다르빗슈가 샌프란시스코전에서도 부진하고, 류현진이 워싱턴을 상대로 호투를 펼친다면 그때는 어찌할 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