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변액보험 견인차 ELS '쏠림 주의보'
입력 2017.08.11 06:00
수정 2017.08.11 06:23
KB생명, 올해 1~5월 생보업계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1위 등극
BNP파리바카디프생명 3위…두 회사 모두 ELS변액보험이 견인
경쟁 생보사들 위험 우려에 판매 안 해…신의 한 수? 자충수?
최근 중소형 생명보험사들의 변액보험 성과를 견인하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의 포트폴리오 쏠림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 연계형 상품이라는 특징 탓에 호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대북 리스크' 등 변수에 언제든지 수익률이 곤두박질할 수 있어서다. 장기 운용 안전성이 담보될 수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 여부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25개 생보사들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수익은 7297억원으로 전년 동기(3764억원) 대비 93.9%(3533억원) 증가했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고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를 뜻한다. 특정 상품의 초회보험료가 늘었다는 것은 그 만큼 보험사가 해당 분야에서 새로 맺은 계약을 통해 거둬들인 수익이 커졌다는 의미다.
가장 눈에 띄는 변액보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KB생명이다. KB생명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1267억원으로 같은 기간(176억원) 대비 621.4%(1091억원) 급증하면서, 국내 생보사들 중 1위로 올라섰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경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264억원에서 948억원으로 259.2%(684억원)나 늘면서 생보업계 3위에 올라섰다.
이 기간 KB생명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생보업계 전체의 30.4%에 달한다. 자산 기준으로 KB생명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국내 생보업계 내 순위가 각각 17위, 21위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괄목할만한 성과다.
두 보험사의 변액보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상품은 ELS변액보험이다. 현재 국내 생보사들 가운데 ELS변액보험을 팔고 있는 곳은 KB생명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뿐이다.
실제로 KB생명의 올해 5월까지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중 ELS변액보험 상품에서 발생한 수익 비중은 99.6%로 사실상 전부를 차지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역시 변액보험 초회보험료의 상당 부분이 ELS변액보험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올해 들어 ELS변액보험 가입이 폭증하고 있는 이유는 상승장 때문으로 해석된다.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에 저축성보험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증시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자,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눈길이 ELS 관련 상품으로 쏠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으로 KB생명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판매 중인 ELS변액보험 상품 기반 펀드들의 최근 1년 수익률은 각각 11.92%와 17.39%로, 생보사 전체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 10.03%보다 높았다.
경쟁 생보사들이 이 같은 ELS변액보험의 흥행가도에도 불구하고 관련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는 이유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증시 상황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리스크도 큰 만큼 장기 운용이 핵심인 보험 상품에 직접 적용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변액보험의 경우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한 수익률 제고를 운용 콘셉트로 하고 있다"며 "위험성이 큰 파생상품 개발은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ELS변액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생보사들은 노 낙-인(No Knock-in) ELS에 대한 투자로 어느 정도 안정성은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노 낙-인 구조를 가진 ELS는 만기가 되기 전 기초자산 지수가 원금손실 구간인 배리어 밑으로 떨어져도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만기 이전에 기초자산 지수가 특정 영역 아래로 한 번이라도 하락하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는 낙-인 구조 ELS와 다른 점이다. 다만, 만기에 기초자산 지수가 베리어 아래로 추락했다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KB생명 관계자는 "노 낙-인 구조 기반의 ELS 펀드 투자를 통해 관련 변액보험 상품의 안정성을 높였다"며 "변액보험뿐 아니라 보장성 상품에 대한 영업에도 주력하며 회사의 상품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