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한계 절감? 도쿄 올림픽 출전 어렵나
입력 2017.07.26 08:43
수정 2017.07.26 08:48
자유형 200m 결선서 뚜렷한 체력 저하
목표는 아시안게임 거쳐 도쿄 올림픽
‘마린 보이’ 박태환(28)이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유형 200m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박태환은 26일 오전(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 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 47초 11의 기록으로 8위에 머물렀다.
박태환은 하루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1분 46초 28로 조 4위, 전체 8위로 결선행에 턱걸이했다. 간신히 결선 무대에 올라 맨 끝자리인 8번 레인에 위치했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출발은 좋았다. 박태환은 총성과 함께 빠른 반응 속도로 물에 뛰어들었고, 첫 50m 구간을 4위로 통과하며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100m 이후 구간부터 처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결국 마지막 50m 구간에서 체력 저하 현상이 두드러진 박태환은 우승을 차지한 쑨양은 물론 경쟁자들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며 8위 성적표에 만족해야 했다.
박태환은 레이스 후 무덤덤하게 결과를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그는 "레인 탓을 하고 싶지 않다. 그저 몸이 좀 무거웠다. 100m까지는 잘 갔는데 150m로 갈 때 몸이 처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28세의 박태환은 수영 선수로서 환갑을 훌쩍 지난 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30대에도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 선수들이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며 세계 선수권과 같은 큰 대회서 두각을 나타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박태환은 금지약물 양성 반응에 따른 징계로 인해 18개월간 공식 대회에 나서지 못했고, 훈련장마저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 이와 같은 일을 겪으면 노쇠화가 빠르게 찾아오는 것이 당연지사다.
체력적 어려움은 이번 세계 선수권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박태환은 주 종목인 자유형 400m를 치른 뒤 곧바로 200m 예선에 임했다. 예선과 준결승을 거쳐 이번 결선까지 매 경기가 강행군이었다. 박태환 스스로가 “몸이 처졌다”라고 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마지막 종목인 1500m 출전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태환은 "아직 스태프들과 미팅을 하지 않았다"면서 "1500m 엔트리에는 이름이 올라가있다. 나간다면 끝까지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박태환은 이번 세계선수권을 통해 경쟁력을 재확인한 다음 내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리고 최종 목표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맞춰져있다. 3년 뒤인 31세에 맞이하는 올림픽이다.
물론 지금과 같은 컨디션이라면 참가 자체에 의의를 둘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박태환은 적당히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지금까지의 행보를 통해 대변했다. 더불어 명예회복을 하고픈 마음도 간절하다. 그의 고독한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