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초점] 탑 상태, 의료진 브리핑에도 '계속되는 의문'
입력 2017.06.08 08:38
수정 2017.06.08 18:16
경찰·가족 혼선 빚은 가운데 의료진 브리핑
회복 중이지만, 상태 안 좋다 "더 지켜봐야"
빅뱅 탑(30·본명 최승현)의 건강은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생명에 지장이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완전한 회복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탑이 입원 중인 서울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이 7일 오후 4시 공식 브리핑을 갖고 탑의 상태에 대한 의료진의 소견을 밝혔다.
김한수 홍보실장은 "환자는 6일 12시 34분에 응급센터로 도착했다. 도착 당시 환자는 세 명의 운반자에 의해 이송됐다. 한 명은 상지, 다른 두 명은 하지를 든 상태였다"고 내원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한수 홍보실장은 "내원 당시 진찰 결과 환자 상태는 일반적 자극에는 반응이 없고 강한 자극에만 반응이 있는 혼미 상태였다"며 "동공이 축소돼 있었고 빛 반사가 감소돼 있었다. 혈압이 매우 높게 나타났고 맥박이 빠르고 불안정했다. 저산소증, 고이산화탄소증, 호흡 부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한수 홍보실장은 "호흡 부전 악화 및 무호흡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여 오후 4시 50분께 응급 중환자실로 옮겼다"라고 덧붙였다.
언론에 알려진 대로 원인은 약물 과다 복용이다. 주치의인 응급의학과 이덕희 전문의는 "소변검사를 통해 기본적으로 11가지 약물에 대한 검사를 한 결과 벤조다이아제핀 이외의 약물에는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벤조다이아제핀은 불안을 줄여주는 목적으로 처방되는 약으로 수면제하고는 차이가 있다. 탑은 그동안 공황장애, 우울증 등으로 이 약을 처방받아 복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탑을 응급중환자실로 옮긴 이유에 대해서는 "환자의 동맥혈 검사상 위험할 정도로 이산화탄소량이 높았다. 계속 상태가 지속되면 기관삽관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덕희 교수는 "추적 관찰하는 동안 아주 미세하게 이산화탄소 농도가 조금씩 호전됐다. 그래서 기관삽관을 하지 않고 환자의 상태를 조금씩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상태가 좋은 건 결코 아니다. 신경의학과 김용재 전문의는 "탑은 처음 내원 당시 강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상태였다"면서 "조금 전(오후 3시 30분) 확인해보니 자극을 주면 눈은 뜨지만 집중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의식이 명쾌하게 회복된 상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뇌손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용재 전문의는 "고이산화탄소증이라고 해서 바로 뇌손상이 오진 않는다"면서 "농도가 올라가면 '끓는 물 속 개구리'처럼 자기도 모르게 호흡 정지가 오기 때문에 이걸 막기 위해서라도 중환자실에 둔다. 아직 그 정도 아니라고 추정하고 있지만,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덕희 전문의는 "언제쯤 완전히 의식을 되찾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같은 약물을 먹었을 경우라도 환자의 나이나 상태에 따라 회복 속도가 다르다. 경험적으로 젊은 분들의 경우, 특별한 합병증이 없다면 대략 일주일 이내에는 회복한다"고 밝혔다.
앞서 6일 탑이 응급실로 긴급 후송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건강상태를 놓고 소속사와 가족, 경찰과 언론이 이틀간 대혼란을 겪었다. "의식불명 상태"라는 소속사 측과 "수면제 성분 때문에 잠이 든 상태"라는 경찰 발표의 어감에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었다.
급기야 7일 오전 탑의 모친은 "탑의 의식이 전혀 없다. 산소호흡기를 쓰고 있는 심각한 상태인데 경찰이 잠을 자러 병원에 온 것처럼 발표했다"며 눈물을 흘려 탑의 상태는 더더욱 오리무중 상태가 됐다.
이날 의료진 브리핑으로 이 같은 혼선은 어느 정도 정리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의문을 남김으로써 팬들은 더욱 초조하게 됐다. 의료진의 설명만으로 탑의 회복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회복될 경우 과거와 같은 정상생활이 가능한지 등에 대해 어느 하나도 명확하게 드러난 게 없기 때문이다. 가족들과 팬들은 탑이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탑은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A씨와 세 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 탑은 경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모두 시인했으며,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탑은 그동안 서울 강남경찰서에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실에서 경찰악대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서울 양천구의 서울청 소속 4기동단으로 전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