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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포바 프랑스오픈 출전 불발 ‘이중 잣대?’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입력 2017.05.21 07:17
수정 2017.05.21 07:18

반도핑 적발 이유로 조직위 측 와일드카드 부여 철회

이중 징계 금하는 세계적 추세와 정반대 행보

샤라포바의 프랑스 오픈 출전이 무산됐다. ⓒ 게티이미지

세계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프랑스 오픈 조직위원회가 ‘러시안 뷰티’ 마리아 샤라포바에게 와일드카드 출전권을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프랑스오픈 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샤라포바와 팬들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샤라포바에게 와일드카드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프랑스 테니스협회 베르나르 주디셀리 회장은 “징계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샤라포바는 새로운 성공을 향해 나아갈 자격이 있다”면서도 “다만 와일드카드는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에게 줄 수 있지만 도핑 징계를 받고 돌아온 선수에게 주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전했다.

이어 “팬들과 선수 자신이 실망할 수 있지만 이런 결정은 테니스라는 종목의 높은 기준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고 그런 조치를 시행하는 것은 나의 임무”라고 덧붙였다.

당초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프랑스오픈 조직위원회가 샤라포바에게 본선 직행은 아니더라도 최소 예선에 참가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를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정은 정반대였다.

샤라포바의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도 있고, 억울할 수도 있는 결정이다. 하지만 샤라포바는 프랑스오픈 조직위원회 결정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마음을 비운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이 내려지기 전 샤라포바는 “15개월 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더 실망할 것도 없다”며 “(결과가 어떻게 될지)실시간으로 확인하지는 않을 것이며 경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혀 의연한 태도를 보여줬다.

그런데 이와 같은 프랑스오픈 조직위원회 결정에 세계여자테니스(WTA) CEO 스티브 사이먼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사이먼 CEO은 이튿날 WTA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공식 입장을 통해 “와일드카드는 대회 재량으로 제공할 수 있다”며 “나는 와일드카드를 받은 선수들을 최대한 지지하며 최선의 행운을 빌어준다”고 운을 뗐다.

이어 “프랑스테니스협회(FFT)가 샤라포바에 대해 내린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샤라포바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징계를 완료했다”고 언급, 직접적으로 불만을 뜻을 내비치고 있다.

앞서 샤라포바는 도핑 테스트에 적발돼 15개월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출전 정지 징계가 풀리자마자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포르셰오픈에 출전해 4강에까지 진출했고, 마드리드 오픈과 로마 오픈에서는 16강에 진출하는 등 행보를 이어갔다.

물론 샤라포바의 현재 몸 상태로는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할 정도의 기량은 아닌 것으로 평가 받는다. 그럼에도 와일드카드조차 받지 못할 정도의 컨디션은 아니었음이 최근 대회를 통해 증명됐다.

샤라포바는 프랑스 오픈에서만 두 차례 정상에 올랐다. ⓒ 게티이미지

샤라포바의 흥행력은 어떤 증명도, 언급도 필요가 없는 세계 최고다. 프랑스오픈 조직위원회가 샤라포바에게 예선 출전이 가능한 와일드카드를 부여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던 근거도 여기에 있었다.

이를 떠나 샤라포바에 대해 와일드카드 조차 주지 않는 것은 ‘이중징계’ 금하고 있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결정이다.

물론 프랑스오픈의 결정이 WADA의 원칙에 어긋났다며, 샤라포바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할 일은 없겠지만 세계 테니스계에 흥행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WTA 입장에서는 이번 결정에 충분히 아쉬움을 나타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오픈 조직위원회는 세계 랭킹 253위에 올라있는 콩스탕 레스티엥(프랑스)에게 예선 와일드카드를 부여해 논란이 생겼다. 레스티엥은 스포츠 온라인 도박에 베팅한 혐의로 7개월 자격 정지를 받았던 선수다.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레스티엥에게 남자단식 본선 와일드카드를 주려다가 이 문제가 불거지자 황급히 백지화했지만 1년 만에 다시 출전 자격을 부여했다. 이를 두고 샤라포바와의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주디셀리 회장은 "콩스탕은 징계를 받은 뒤에 다시 서키트 대회부터 시작해서 올라온 선수"라고 설명했다.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징계에서 복귀하자마자 투어급 대회로부터 연이어 와일드카드 초청장을 받은 샤라포바와 세계랭킹 253위 콩스탄을 동급으로 놓고 단순하게 비교한 것은 어딘지 궁색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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