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 완화 난항…인터넷은행 '울고' 시중은행 '웃고'
입력 2017.05.13 07:00
수정 2017.05.13 10:31
새 정부,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 입장
인터넷은행, 자금력 확보위해선 법 개정 필요 주장
ⓒ게티이미지뱅크
출범한지 한달만에 25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끌어모은 인터넷전문은행 1호 'K뱅크'가 새 정부 들어서 은산분리 장벽에 좌초될 위기다. 새 정부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를 제한하는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에 인터넷전문은행 돌풍으로 긴장감이 커지던 은행권에서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은산분리가 완화되지 않는한 인터넷전문은행이 규모의 성장을 하기 어렵고 메기 효과에 따른 금융권 재편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어 시중은행이 지켜온 기득권 자리에 대한 위협도 줄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성장하기 위해선 은산분리에 대한 장벽이 허물어져야한다는 것이 금융권 전반의 시각이다. 최근 금융과 IT기술을 접목한 핀테크 산업 육성에 초점이 맞춰진만큼 금융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우려면 IT기업이 주도적으로 판을 짜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현재 은산분리 규제법으로는 산업자본이 은행의 주식을 최대 10%만 가질 수 있고, 의결권이 있는 주식은 4% 이상 가질 수 없도록 제한돼있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소유 한도를 최대 50%까지 허용하는 인터넷전문은행 관련법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중인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새 정부에 IT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 경영을 주도하도록 은산분리를 완화하는 법 통과를 촉구할 방침이지만 실현될지 여부가 관건이다. 당초 금융위는 은산분리 완화를 전제로 해 K뱅크에 이어 곧 출범하는 카카오뱅크의 인허가를 내줬다.
하지만 새 정권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인허가 진입장벽은 낮추는 대신 재벌들이 은행을 사금고화할 우려때문에 현재의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이라는 점에서 당장 내달 출범을 앞둔 카카오뱅크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금융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자본수혈을 지속적으로 받아야하는데 산업자본의 대주주 역할이 미미하면 그만큼 인터넷은행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곧 자본력이 튼튼한 기존 은행들과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이 리스크 대응을 위한 충당금 적립 등에 따른 관리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점차 벅찰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인터넷전문은행은 꿈쩍않던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등 메기역할에도 어느정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이후 제로 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이거나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를 인상하는 곳도 속속 등장했다. 또 시중은행들은 우대포인트나 저금리시대에 파격적인 금리를 선보인 예적금 상품들도 쏟아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기존 은행권에서 관행처럼 지켜오던 근무체계에 대한 혁신과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위한 조직혁신도 곳곳에서 일어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출범이 시중은행들의 혁신에 촉매제로 작용한 건 사실"이라며 "은산분리 규제가 시중은행들에게는 일단 보호막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은행들이 핀테크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만큼 규제의 장벽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