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가 기대하는 AT 마드리드의 기적
입력 2017.05.10 10:12
수정 2017.05.10 22:57
최강 방패와 수준 높은 공격력 보유
호날두 있는 레알은 그래도 부담스러워
유벤투스는 여전히 막강했다.
완벽에 가까운 수비 조직력에 가린 역습과 결정력은 이날도 2골을 뽑아냈고, 측면과 중원 장악력을 유지하며 2014-15시즌 이루지 못한 꿈에 다시 도전하게 됐다.
유벤투스가 10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각) 이탈리아 토리노 유벤투스 스타디움서 열린 ‘2016-17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AS 모나코에 2-1 승리했다.
유벤투스는 전반 초반 킬리안 음바페와 라다멜 팔카오를 앞세운 모나코의 적극적인 공격에 흔들렸고, 9분 만에 사미 케디라가 부상으로 교체되며 불안했다. 그러나 유벤투스는 역시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답게 이를 극복했다.
전반 32분 다니엘 알베스의 크로스가 마리오 만주키치의 헤더에 이은 슈팅으로 선취골을 뽑아냈고, 전반 43분 알베스의 멋진 논스톱 슈팅이 추가골을 터뜨려 승기를 잡았다. 후반 23분 음바페에게 실점하긴 했지만 승부에 영향을 줄 것은 아니었다.
유벤투스가 기대하는 AT 마드리드의 기적
이제는 결승이다. 유벤투스는 상대를 좌절케 하는 수비 조직력과 날카로운 역습을 앞세워 2014-15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내려 한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단판으로 치러지는 만큼,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없다. 인공지능을 떠올릴 정도로 완벽한 조직력을 갖췄지만 확신할 수 없다.
유벤투스는 우승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 결승 상대로 어느 팀을 선호할까. 레알 마드리드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원할지도 모른다. 레알이 결승에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지만, AT 마드리드의 기적을 기대하고 있다.
레알의 창은 유벤투스에도 큰 부담이다. 레알의 공격력은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하다. 유벤투스 못지않은 세리에A 강호 나폴리를 상대로 1,2차전 합계 6골, 세계 최고의 구단으로 손꼽히는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도 6골을 몰아쳤다. 아직 2차전을 치르지 않았지만 AT 마드리드와 4강 1차전에서도 3골을 뽑아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물오른 득점 감각이 부담스럽다. 카림 벤제마의 부진과 가레스 베일의 부상이 더해지면서 레알의 자랑인 ‘BBC 라인’ 위력이 이전보다 떨어졌지만, 호날두가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메우고 있다. 최근 UCL 3경기 8골이다.
레알이 부담스러운 또 다른 이유는 측면에도 있다. 유벤투스는 측면을 장악하며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운 모나코를 무너뜨렸다. 레알의 측면은 모나코보다 훨씬 강하다. 풀백 마르셀로와 다니엘 카르바할은 상대에게 공포다.
마르셀로는 지치지 않는다. 레알의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는 스피드를 앞세운 드리블과 침투를 앞세워 상대 수비진을 뒤흔든다. 수비에서는 공격수보다 빠른 주력을 뽐내며 돌파와 침투를 허용하지 않는다. 120분을 뛰고도 지친 기색 하나 없다.
카르바할도 마찬가지다. 마르셀로에게 부족한 킥 능력을 앞세워 호날두의 득점력을 돋보이게 한다.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 연계 플레이를 통해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다. 알베스와 알렉스 산드로 역시 최고 수준의 풀백이지만, 인간적이지 못한 이들과 맞대결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레알에는 이스코와 하메스 로드리게스, 마르코 아센시오 등 측면의 화력을 더해줄 자원들이 넘쳐난다. 알베스와 산드로가 모나코와 맞대결처럼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측면을 장악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이유다. 그래서 더욱 AT 마드리드의 기적을 기대한다.
AT 마드리드 역시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5경기 96골’과 ‘36경기 66골’이 주는 부담감은 차원이 다르다. AT 마드리드의 ‘에이스’ 앙투안 그리즈만의 활약이 이전 시즌보다 저조하다는 점도 상대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
유벤투스의 올 시즌 전력이라면, 누구를 상대하든 우승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럼에도 유벤투스 못지않은 수비 조직력을 자랑하는 AT 마드리드를 상대로 올 시즌 두 차례(리그+UCL)나 3-0 완승을 거뒀고, 물오른 ‘축구의 신’ 호날두를 상대한다는 것은 너무나 큰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