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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노홍철 무릎 꿇게 한 '음주운전 주홍글씨'

이한철 기자
입력 2017.05.08 08:00
수정 2017.05.13 16:53

3년 지났지만 여전히 죄신 심경 '무릎 꿇고 사죄'

인생 돌아보는 계기, 책방으로 제2의 삶 시작

노홍철이 공식석상에선 처음으로 무릎 꿇고 음주운전에 대해 사과했다. ⓒ 청춘페스티벌

3년이 지났지만 노홍철(38)의 사죄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었다.

방송인 노홍철이 7일 강연문화콘텐츠 기업 마이크임팩트가 주최한 '청춘페스티벌 2017'에서 3만 여명의 청춘을 만났다. 주제에 맞게 '어떻게든 되겠지'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며 무대에 오른 노홍철은 관객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를 먼저 물었고 관객의 요청으로 음주운전 얘기를 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강연에 앞서 먼저 사죄를 드리고 싶다며 무릎을 꿇은 노홍철은 강연이 끝날 때까지 무릎을 꿇고 관객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미 음주운전으로 많은 것을 잃었고, 또 사과의 과정을 통해 어렵게 방송에 복귀한 그가 사건 후 3년이나 지난 지금 무대 위에서 무릎까지 꿇어야 했는지에 대해선 팬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또 한편으로 순간의 잘못이 연예인에겐 얼마나 큰 후유증을 만들어내는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이기도 했다.

이날 노홍철은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무릎을 꿇고 말할게요. 괜찮다고 하지 말아주세요. 괜찮은 게 아니니까요. 당시 대리운전 모델을 하고 있었는데 짧은 거리를 가는데 대리를 부르면 젊은 사람이 놀면서 그런다 기분 나빠 하실 것 같아서 제가 운전을 했다가 이렇게 죄송스런 일이 생겼어요"라며 그날의 사건을 반성했다.

이어 노홍철은 "방송 때문에 1주일 시간을 벌려고 채혈을 했고 1주일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고 변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어요. 그 이후 반성의 시간을 갖고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시작할까 계획을 짜기 시작했어요"라며 강연을 이어갔다.

노홍철은 "더운 낙타를 보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 이집트로 갑자기 떠났어요. 여행을 하다 책을 1~1권 읽기 시작했죠. '괜찮아'란 그림책이었어요"고 회상했다.

노홍철은 "저는 책을 싫어하다 못해 증오하는 사람이었는데 큰 위로를 받았어요. 그러다가 글씨가 점점 많아지는 책을 봤고 책이 좋아서 책방을 만들었죠. 모두가 미쳤다고 했지만 나는 꽂히면 해야 했어요. 그래서 해방촌에 책방을 하나 열었는데 책방이 신기한 게 방송보다 더 재미있고 그 공간에 있으면 너무 행복했어요"라며 본인의 일상에 대해 이야기 했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처럼 죄인 같은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서는 노홍철의 현실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 청춘페스티벌

그는 이어 "지금은 일과 놀이의 경계가 없어졌어요. 지금 당나귀를 키우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당나귀 관련 프로그램도 하게 되고 점점 즐거운 일이 생겨요. 안 좋은 일이 생기고 나니 새로운 인생을 살기 시작했어요. 근데 그게 무조건 힘든 것이 아니라 설레고 행복해요"라며 새 삶을 시작한 본인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갔다.

마지막으로 노홍철은 "제가 뭘 하려고 해도 익명성이 없어져서 자유롭지 못 해요. 외국에 나와도 사진이 찍히고 수염을 기르고 싶어서 길렀는데 자포자기 노홍철, 인생을 포기했냐고 그래요. 제 사진이 제 상황과 다르게 비춰지는 걸 보면서 남에게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 행복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책방을 열고, 당나귀도 키우고, 시청률이 저조하지만 하고 싶은 방송만 하는 제 행보를 보면 신기해요. 쉽게 갈 땐 몰랐는데 한 번 넘어지고 인생을 다시 돌아봤어요. 그 계기가 음주운전이라서 정말 죄송하지만 음주운전이 아니었다면 제 인생을 돌아볼 시간이 없었을 거예요"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한편, 노홍철은 7일 "인생 졸라 마이웨이-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주제로 청춘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다.

'청춘페스티벌'은 올해로 9회를 맞이했으며, 국내 최대 야외 강연 페스티벌로 양일간 진행된다. 지금까지 MC 신동엽, 무한도전 김태호 PD, 배우 이순재, 타블로, 개그맨 박명수, 최현석 셰프, 장기하와 얼굴들, 김어준, 유시민 등 문화, 예술, 다양한 분야를 이끌어 가고 있는 유명인사들이 참여해 청춘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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