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동등결합 출시 2달, 안착 난항
입력 2017.05.03 09:13
수정 2017.05.03 09:42
가입자 200~400명 수준
복잡한 가입 절차, 홍보 부족 등 문제점
국내 이동통신사와 케이블TV 사업자의 첫 합작품인 ‘동등결합상품’이 초기 안착에 난항을 겪고 있다. 출시 두 달이 넘었지만 저조한 가입자와 KT 및 LG유플러스 등 사업자들마저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동등 결합상품 가입자 수는 300명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상 몇 백명 수준으로 고객들의 관심이 가입으로까지 연결되는 경우가 적은 상황이다.
결합상품은 케이블TV 상품을 이동통신사의 인터넷, 모바일 상품과 묶어서 파는 서비스이다. 내가 케이블TV 상품 가입자라면 여기에 사용중인 이동통신사의 초고속 인터넷이나 이동통신 상품을 묶어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결합상품 의무제공사업자로 지정돼있는 SK텔레콤과 CJ헤로비전, 티브로드, 딜라이드, 현대HCN, JCN 울산중앙방송 등 5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가 손잡고 서비스를 출시했다.
출시 당시 업계의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정부에서는 케이블 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놓은 방안인만큼 유료방송 공정경쟁 환경 형성, 소비자 선택권 강화, 가입자 이탈 방지 등 높은 기대를 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곧 사업에 뛰어들 것 같은 기세였다.
그러나 기대는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특히 복잡한 가입절차와 동등결합상품의 낮은 인지도로 가입자가 좀처럼 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케이블TV 초고속 인터넷 이용자가 SK텔레콤 이동전화 상품을 묶어 결합상품할인을 받으려면, 고객센터에 일단 문의하고 이후 SK텔레콤 대리점을 방문해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현재로선 현대HCN에서만 SK텔레콤 대리점 권한을 받아 직접 가입을 처리한다.
KT와 LG유플러스의 동등결합상품 출시 얘기도 쏙 들어갔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3월에 상품을 출시하겠다며 보도자료를 냈지만 이후 뚜렷한 진척 사항이 없다. KT는 내부 검토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달리 의무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꼭 동등결합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동등결합 상품 시장 안착을 위해 최소 3개월은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은 복잡한 상품 가입 절차 개선작업을 마쳤고, 홍보 및 마케팅도 강화하고 나섰다.
대리점 직접 방문 대신 전화 한 통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절차를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광고 및 전단지 등도 제작해 배포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등결합상품은 아직은 가입자 수준이 많지 않아 케이블 업계에서 주로 해지-방어 용도로 이용하고 있다”며 “KT와 LG유플러스도 아직 참여할 기미는 보이지 않아 정착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케이블 사업자들이 동등결합상품 안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정부의 사후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며 “SK텔레콤만 제공하는 반쪽자리 서비스로 전락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1450만명으로 집계됐다. 경쟁 서비스인 인터넷TV(IPTV) 가입자 수는 1402만명으로 성장세가 빠른 가운데, 상반기 안으로 케이블TV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