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필승조’ 김지용-신정락, LG 반등의 중심
입력 2017.04.25 16:29
수정 2017.04.26 00:11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불펜 방어율 1위 이끌어
모두 블론 세이브 없을 정도로 안정감 과시
올 시즌 롤러코스터 행보를 이어가던 LG 트윈스가 지난 주말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했다.
LG는 21일부터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뒀다. 시즌 초반 선두를 질주 중인 KIA에 올 시즌 처음으로 루징 시리즈를 안겼다.
매 경기 뒷문 불안에 시달린 KIA와 달리 LG는 주말 3연전에서 탄탄한 필승계투조가 돋보였다. 3연전 첫날인 21일 경기에서는 LG가 3-2로 앞선 8회초 1사 2루 동점 위기에 직면했다. 이때 등판한 김지용은 안치홍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해 투아웃을 잡았다.
김지용이 4번 타자 최형우를 고의사구에 가까운 볼넷으로 내보내자 이번에는 마무리 신정락이 출격했다. 2사 1, 2루의 역전 위기에서 신정락은 나지완을 상대로 몸쪽 낮은 공을 던져 우익수 플라이를 유도해 1점차 리드를 지킨 채 이닝을 마무리했다.
8회말 LG 타선이 폭발해 3점을 추가해 6-2로 달아나자 신정락은 9회초 무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경기를 종료시켰다. 김지용은 홀드를, 신정락은 세이브를 챙겼다.
1승 1패로 양 팀이 맞선 가운데 위닝 시리즈를 놓고 격돌한 23일 경기에서 LG는 7회말까지 7-0으로 KIA에 크게 리드했다.
하지만 8회초 1사 후 등판한 윤지웅의 난조로 7-1로 쫓긴 뒤 1사 1, 2루 위기에서 최형우와 맞닥뜨렸다. 연이틀 홈런을 터뜨린 최형우에게 또 다시 홈런을 허용할 경우 7-4까지 좁혀져 경기 흐름이 급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구원 등판한 김지용은 최형우를 상대로 몸쪽 빠른공 2개를 꽂아 헛스윙 삼진으로 큰 고비를 넘겼다. 이어 신종길 역시 몸쪽 승부로 1루수 파울 플라이를 유도해 추가 실점 없이 공수 교대를 이끌어냈다.
김지용은 9회초에도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점수차가 커서 세이브도, 홀드도 성립하지 않는 등판이었지만 1.2이닝을 깔끔하게 책임진 덕분에 LG는 신정락과 진해수를 아낀 채 위닝 시리즈를 달성할 수 있었다.
현재 LG 불펜은 ‘완전체’와는 거리가 멀다. 마무리 임정우와 셋업맨 이동현이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1선발 허프의 공백으로 인해 좌완 윤지웅이 한동안 선발로 나간 뒤 불펜으로 복귀했지만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없이 잇몸으로 버티는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김지용과 신정락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면서 LG 불펜은 리그 최고의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2.54로 10개 구단 중 유일한 2점대다. 16홀드로 10개 구단 중 홀드도 가장 많다. 그만큼 중간이 두텁다는 뜻이다.
김지용와 신정락은 개막을 앞두고 올 시즌 활약에 물음표가 붙었던 선수들이다. 지난해 후반기에 혜성처럼 등장한 김지용은 실질적인 2년차 징크스가 우려됐다. 실제 시범 경기까지만 해도 그는 구속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었다. 신정락은 사회복무요원을 마친 뒤 오랜만에 시즌을 치른다. 실전 감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시즌 초반 마무리의 중책까지 맡았다.
하지만 김지용은 144km/h의 구속을 되찾으며 특유의 과감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9경기에서 승패 없이 3홀드에 평균자책점은 제로다. 신정락은 ‘마구’라 불리는 각이 큰 커브를 앞세우며 연투 능력도 입증하고 있다. 9경기에서 승패 없이 4세이브 1홀드에 1.0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두 선수 모두 블론 세이브는 없다
향후 임정우와 이동현까지 복귀하면 LG 불펜은 ‘교통정리’라는 행복한 고민과 마주하게 된다. 신정락과 김지용이 든든한 활약으로 시즌 초반 부침을 보이던 LG의 반등을 이끌고 있기에 가능한 고민이다.
글: 이용선 / 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