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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효율' vs 한화생명 '몸집'…생보 2위 숨가쁜 각축전

부광우 기자
입력 2017.04.24 06:00
수정 2017.04.24 06:33

영업·자산운용 효율, 교보가 우위…자산·보험료수입, 한화가 압도

오랜 경쟁 구도 금 갈까…중·소형 생보사들 2위 경쟁구도에 촉각

국내 생명보험업계 2위 자리를 두고 벌이는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줄다리기에 더욱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두 대형 생보사가 확실히 다른 전략을 선택하고 있어서다. 교보생명이 영업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는 반면 한화생명은 몸집 키우기에 전념하면서, 엇갈린 선택에 따른 결과에 생보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데일리안

국내 생명보험업계 2위 자리를 두고 벌이는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줄다리기에 더욱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두 대형 생보사가 확실히 다른 전략을 선택하고 있어서다. 교보생명이 영업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는 반면 한화생명은 몸집 키우기에 전념하면서 엇갈린 선택에 따른 결과에 생보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경영효율지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4.40%와 1.98%로 교보생명이 2.42%포인트 높았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에 대한 영업이익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그 만큼 회사가 벌어들인 돈 중에서 실제 손에 쥐는 이익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4.40%와 1.98%로 교보생명이 2.42%포인트 높았다. 회사의 전체 자산 중 운용 가능한 자산을 투자해 얼마나 이익을 남겼는지 보여주는 운용자산이익률도 교보생명이 4.21%로 한화생명(4.06%) 대비 0.15%포인트 높았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영업효율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추세다. 2014년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4.33%와 3.09%를 기록, 격차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1.24%포인트였다. 그러다 2015년 교보생명은 5.41%, 한화생명은 3.74%로 1.67%포인트 차이까지 벌어지더니, 결국 2%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산 운용의 효율성도 교보생명이 더 높았다. 회사의 전체 자산 중 운용 가능한 자산을 투자해 얼마나 이익을 남겼는지 보여주는 운용자산이익률의 경우, 지난해 기준 교보생명이 4.21%로 한화생명(4.06%) 대비 0.15%포인트 높았다.

영업이익률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운용자산 이익률에 더욱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2년 전만 해도 한화생명이 더 좋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4년 당시 한화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5.21%로 교보생명(4.74%)보다 0.47%포인트 높았다. 그러다 2015년 들어서며 교보생명이 4.50%, 한화생명이 4.49%를 기록하며 역전되더니, 점점 차이가 커지는 모양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119조3811억원으로, 96조6843억원을 기록한 교보생명보다 22조6968억원 많았다. 보유계약 건수 역시 한화생명이 1192만건으로 교보생명(926만건)보다 266만건 많았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반면 한화생명은 덩치를 키우는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특히 마침내 자산 100조원을 돌파에 성공하면서, 규모에 있어서는 교보생명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119조3811억원으로, 96조6843억원을 기록한 교보생명보다 22조6968억원 많았다.

2014년 말에만 해도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자산은 각각 92조1262억원, 85조7622억원으로 차이는 6조3640억원 정도였다. 그러다 1년 뒤인 2015년 말 한화생명은 99조5302억원, 교보생명은 92조84억원을 나타내며 자산 격차가 7조5218억원으로 커졌고, 최근 들어 벌어지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 모양새다.

보험사의 영업 기반인 계약 건수만 봐도 이 같은 경향은 뚜렷해진다. 한화생명의 보유계약 건수는 최근 3년 간 ▲2014년 말 1150만건 ▲2015년 말 1173만건 ▲2016년 말 1192만건으로 42만건 늘었다. 교보생명의 경우 ▲2014년 말 918만건 ▲2015년 말 925만건 ▲2016년 말 926만건으로 8만건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보유계약 건수 차이는 ▲2014년 말 232만건 ▲2015년 말 248만건 ▲2016년 말 266만건으로 커지는 추세다.

보험료로 거둬들이는 돈의 규모 역시 3조원 가까이 벌어졌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보험료수입은 15조1808억원으로 교보생명(12조2425억원) 대비 2조9383억원 많았다. 2014년의 경우 한화생명(13조6444억원)과 교보생명(12조2994억원)의 보험료수입 차이는 1조3450억원 정도였다. 2015년에는 한화생명이 14조9600억원, 교보생명이 12조6093억원으로 2조3507억원까지 차이가 커졌다.

이처럼 엇갈리는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선택을 두고 생보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랜 라이벌 구도에 금이 갈 수 있을 지와 함께, 어떤 전략이 성공을 거두느냐에 따라 뒤따르는 생보사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삼성생명에 이은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계속해 왔다는 점에서, 어느 순간 한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면 생보업계의 판도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며 "특히 최근 한국은행으로부터 금리 인상과 경기 회복 시그널이 나오는 가운데 두 대형 보험사가 상반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선택이 성공을 거두느냐에 따라 중소형사들의 경영 방침도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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