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내 불가능한 유벤투스 수비, 우승까지 진격?
입력 2017.04.20 10:49
수정 2017.04.20 11:29
바르셀로나와의 8강 2차전에서 0-0 무승부
수비 축구의 진수, 뚫리지 않을 듯한 벽
수비를 중시하고, 지능적인 반칙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축구 전술인 ‘카테나치오’는 이탈리아 축구의 근간이다. 이탈리아 세리에 A는 ‘재미가 없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수비와 전술에 있어서만큼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팀이 세리에 A 최강자 유벤투스다.
유벤투스는 20일(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캄프 누에서 열린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바르셀로나와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유벤투스는 1~2차전 합계 3-0으로 바르셀로나를 제압하며, 준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또 한 번의 기적을 노렸지만, 홈에서도 무득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유벤투스의 수비가 빛났던 경기였다. 유벤투스는 다득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선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와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버틴 중앙 수비는 틈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한 수비력을 뽐냈고, 양 측면 풀백 다니엘 알베스와 알렉스 산드로 역시 무결점 수비에 힘을 보탰다.
특히, 돋보이지 않는 곳에서 승리를 위해 헌신한 수비형 미드필드 미랄렘 퍄니치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는 바르셀로나의 패스가 향하는 길목을 완벽하게 차단했고, 적극적인 도움 수비로 상대의 드리블 돌파를 수차례 막아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8차례의 태클 성공은 이날 그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준다.
수비가 완벽하다고 공격이 허술했던 것도 아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곤살로 이과인은 기회가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슈팅을 시도했고, 그라운드를 넓게 활용하는 패스로 측면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오른쪽 측면에 위치한 후안 콰드라도는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을 마음껏 뽐내며 역습의 질을 높였고, 예리한 슈팅 시도로 바르셀로나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1차전의 영웅’ 파울로 디발라 역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비록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라인을 끌어올린 바르셀로나의 수비 뒷공간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공격에 힘을 더했다. 그의 움직임과 패스 덕분에 이과인은 더 많은 슈팅 기회를 잡아낼 수 있었고, 콰드라도의 빠른 역습도 돋보일 수 있었다.
반면, 자신들의 홈에서도 득점에 실패한 바르셀로나는 루이스 수아레스의 부진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수아레스는 상대 중앙 수비진에 막혀 볼을 잡아내는 것조차 힘겨웠다. 슈팅과 패스의 정확도는 최악에 가까웠고, 주변에 있던 동료들을 활용하지도 못했다. 그가 전방에서 경기를 풀어주지 못하면서,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의 공간 활용과 슈팅력도 빛을 보지 못했다.
메시는 양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7차례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진의 적극적인 방해로 정확성이 떨어졌다. 그는 공간을 내주지 않는 유벤투스 수비진에 밀려 페널티박스 바깥쪽에서 볼을 잡는 시간이 많았고, 최소 2명 이상의 수비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그나마 네이마르가 개인 능력을 활용해 유벤투스 진영을 흔들었지만,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수비수 4명 사이를 뚫어내는 놀라운 드리블을 포함해 이날 네이마르는 무려 13차례나 드리블 돌파에 성공했다. 그러나 상대 페널티박스 안쪽에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3차례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향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유벤투스의 완벽한 승리다. 함부로 흉내 낼 수 없는 완벽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MSN’을 평범한 선수로 만들었고, 바르셀로나의 약점이었던 수비 문제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지난 ‘2014-1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에 당했던 패배의 아픔을 되갚는 데도 성공했다.
이제 다시 우승을 노린다. 유벤투스를 상대하는 팀은 승리가 아닌 득점을 고민해야 한다. 무결점 수비, 완벽한 조직력, 날카로운 역습과 결정력까지, 유벤투스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