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바른정당 선대위 출범, 왜 늦어지나?

문현구 기자
입력 2017.04.04 14:29
수정 2017.04.05 16:23

후보 선출후 일주일째 '제자리 걸음'…실무체제 구축 지연

후보단일화 등 외부변수 걸림돌…외연확장 '숨고르기' 시각도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선출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유승민 후보가 김무성 고문의 축하를 받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내부 갈등인가, 외연 확장을 위한 '숨고르기'인가. 바른정당의 '대선 레이스' 행보를 바라보는 엇갈리는 시각을 대변한 말이다.

바른정당은 다른 정당들과 비교해 가장 발빠르게 대선후보를 뽑았다. 지난달 28일 유승민 의원을 당 대선후보로 선출하면서 기세를 올리는가 싶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31일(홍준표 후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일(문재인 후보) 각각 후보를 뽑았으며, 국민의당은 4일 저녁 최종선출 과정을 남겨놓았다.

대선후보 선출후 일주일째 '제자리 걸음'…선대위 출범 지연

이처럼 대선본선을 향한 출발은 가장 앞섰지만 이후 행보는 속도감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선을 총지휘할 선대위원장으로는 대선후보 선출 직후 일찌감치 당 고문인 6선의 김무성 의원을 임명했다. 하지만 정작 대선을 치르기 위해 후보의 손과 발이 돼야 할 실무진은 여태 윤곽을 갖추지 못하고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다.

대선후보 선출 일주일째를 맞은 4일 현재 유승민 후보는 선대위 인선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기본안은 각 시도위원장에게 권역별 선대위원장을 맡기는 상식적인 수준의 내용이 알려졌을 뿐이다. 추가해서 전략기획 파트에 3선의 황영철 의원, 총괄 또는 법률지원 담당으로 국회 법사위원장인 권성동 의원 정도가 예상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선대위 실무체제' 구축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시선이 나돌고 있다. 일차적인 사유로는 '범보수 후보 단일화'를 압박하고 있는 홍준표 한국당 대선후보와의 관계 설정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당 안팎에선 현재 5% 미만의 낮은 지지율에 머무는 유승민 후보가 이번 '장미대선'을 완주할 수 있을 것인가 여부에 회의적 시각이 만만찮다. 도저히 승기를 잡을래야 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현실 인식을 전제로 '연대'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실정이다.

이러한 틈새를 파고들어 한국당의 홍 후보는 지난 2일 바른정당 김무성 선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잇따라 전화해 "함께 하자'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후보는 아예 "연대가 아니라 다 들어오라는 것이다. (대선후보) 등록 직전까지는 잘 될 것이다"라고 호언하고 있다.

홍 후보의 '러브콜'에 대해 유 후보는 계속 '선 긋기'로 일관하고 있다. 유 후보는 '한국당 복귀는 절대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데, 당 내부에서는 이에 공감하지 않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유승민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가운데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김무성 고문을 비롯한 의원들이 함께 손을 들어올려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런 사정으로 인해 '선대위 실무체제'를 꾸리려는 과정도 순탄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 방향에 대해 의견 일치가 안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연확장 '숨고르기' 관측도

그럼에도 외연확장을 위한 '숨고르기' 차원에서 선대위 출범이 지연되고 있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현 대선정국에서 '범보수 진영' 전체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바른정당이 독자적으로 '대선레이스'를 펼치는 것은 무리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김무성 선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당 지도부가 인재영입과 외연 확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실무진 구축이 늦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주위 시선들을 의식하듯 당 지도부는 4일 오전 회의 끝에 당초 9일로 예정된 중앙당 선대위 실무체제 발족을 앞당기기로 했다. 5일 오후 2시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발대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바른정당의 '선대위' 발족이 늦어졌고, 대선후보 지지율도 바닥권에 머물고 있는 현실 때문에 분위기를 반전시킬 극적인 계기를 만들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