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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인용] '표정관리' 하는 민주당, "비극" 속 "축하"

엄주연 기자
입력 2017.03.10 16:39
수정 2017.03.10 16:51

"133일 동안 광장을 지켜온 우리 촛불 민심이 승리의 주인공"

"우리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박근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선고일인 10일 오전 국회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대행의 판결문 낭독 장면을 시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더불어민주당이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헌정사의 비극'임을 강조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헌재의 박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선고 발표 뒤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들과 함께 향후 당의 행보를 논의하기 위한 시간을 가졌다.

이날 의총이 열리는 회의실은 회의 시작 10분 전부터 축하 인사가 가득했다. 의원들은 시종일관 밝은 얼굴로 "축하드린다"는 인사부터 시작해 "고생많으셨다"면서 악수하고 서로를 격려했다.

추미애 대표도 모두발언에서 "무려 133일 동안 광장을 지켜온 우리 촛불 민심이 승리의 주인공"이라며 "촛불민심과 함께 압도적 탄핵 가결을 이뤄내고 힘 모아주신 의원 한분 한분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의원들의 그간 노고를 치켜세웠다.

추 대표는 "이제 국회는 여야 구분이 사라지고 우리가 제 1당이 되었다"며 "예전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회 정상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늘은 끝이 아니라 적폐청산과 사회 대개혁을 위한 위대한 시작"이라며 "민주주의 수립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담대한 첫걸음을 내딛기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여론을 의식한 듯 경거망동은 삼가는 모습이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단상 앞에 서서 "사실 현직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는 일은 헌정사의 비극"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소망한다"고 말해 '표정관리'에 신경썼다.

이어 "우리도 선출직 공직자로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한다는 마음으로 우리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원내 제 1당인 민주당의 책무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촛불 집회 참가 여부와 관련해 "우리 당은 국회에 산적한 일들에 집중할 것"이라며 개별 참가에 대해서는 "참가 불가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을 삼갔다.

'신중한' 모습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경선캠프인 '더문캠'에서도 감지됐다. 앞서 탄핵 인용 결정 직후 문 전 대표는 박광온 수석대변인을 통해 박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표의 입장 발표문에 대해 "이 안에는 보셨다시피 '승리','환영','감사'라는 표현이 없다"며 "우리 당이나 대표 등 특정한 인물이나 집단의 성과물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힘이 모아져서 이뤄졌다는 문 전 대표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엄주연 기자 (ejy02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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