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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홍준표, 닮은 듯 다른 두 사람

한장희 기자
입력 2017.03.06 14:56
수정 2017.03.08 01:18

잘 나가던 검찰 '강력통' vs '공안통'

선배검찰도 구속 '직설화법' vs 모범생 '차분'

황교안(왼쪽) 대통령 권한대행과 홍준표 경남도지사. (자료사진) ⓒ데일리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과발표가 임박하자 보수진영 차기 대권후보로 꼽히는 두 사람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6일 두 사람이 걸어온 발자취를 살펴보면 검찰로 공직에 입문했다는 공통분모도 있지만 성격이나 행보 등에는 정반대의 길을 걷었던 모습도 있어 닮은 듯 다른 두 사람에 대한 향후 행보에 주목된다.

1957년 서울 태생으로 오는 4월 환갑을 맞는 황 권한대행과 1954년 경남 창녕 출신인 홍 지사는 각각 23회와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은 홍 지사가 12기, 황 권한대행이 13기다.

두 사람의 인연은 홍 지사가 초임검사 시절인 1984년 청주지검에 발령받으면서다. 이 때 황 권한대행은 1983년 청주지검으로 발령 받아 근무하고 있었다. 당시 검사가 많지 않은 시절로 청주지검에 평검사 4명이 있었으며, 황 권한대행은 2호, 홍 지사는 3호 검사로 불렸다.

두 사람 모두 검사조직 내에서 공안통과 강력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홍 지사의 경우 1993년 서울지검 검사로 재직 당시, ‘강력통’으로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며 ‘6공의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등 권력 실세들을 구속 기소했다. 또 검찰과 법무부의 수뇌부와 선배 검사 등을 줄줄이 수사해 소신 검사로 평가받았고 이를 소재로 한 드라마로 ‘모래시계 검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후 김영삼 대통령 권유로 정계에 진출해 1996년 15대 총선에 당선됐다.

황 권한대행은 청주지검에서 1987년 서울지검 공안1부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이때 맡은 사건들이 KAL기 폭파사건으로 김현희를 수사하고, 1989년에는 임수경 방북 사건을 담당했다. 1990년에는 전민련 국제협력국장 김현장 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하고, 92년엔 남한조선노동당 사건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개인비서 이근희 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이외에도 굵직한 공안사건들을 맡으며 ‘공안통’으로 입지를 다졌다. 황 권한대행은 이후 부산과 대구고검장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들어 법무부 장관에 이어 국무총리에 올랐다.

황 권한대행은 경기고교 재학 당시 조용하고 착한 모범생이었다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등 동창들은 전했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특유의 중저음과 차분하고 흔들림 없는 답변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다만 교과서 국정화 등 특정 주제에 대한 의원들의 쏟아지는 공세적 질문에 설전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황 권한대행은 2014년 법무부 장관 시절 헌법재판소에서 통합진보당이 위헌정당임을 논리정연하게 변론, 해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반면 홍 지사는 직설적이고 공격적이다. 의원 시절 저격수, 공격수, 홍반장 등 강경 이미지의 숱한 별명이 붙었다. 최근에도 거침없는 언행으로 ‘홍트럼프(홍준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라는 새 별칭을 얻었다. 상황 정리를 한두 단어로 압축해 상대를 압박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최근 광장 시위를 ‘인민재판’, 보편적 복지를 ‘공산주의 배급제도’ 등으로 요약하기도 했다.

황 권한대행은 최근 여권 내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나타내면서 ‘보수 대망론’에 불을 지폈으나 권한대행이 출마하는 데 대한 비판적 여론이 부담이다. 심판이 갑자기 선수로 등장해 경기를 뛰는 격이기 때문이다. 또 ‘NCND(Neither Confirm Nor Deny·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화법’으로 유권자들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홍 지사는 검찰, 4선 국회의원, 도지사 등 풍부한 경험이 장점이지만 강성 이미지를 순화해야하는 것과 당내 여론을 우호적으로 돌리는 것이 과제로 남아있다.

한장희 기자 (jhyk77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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