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돌아온 쾌걸 검객?'…난마 정국 '시원한 칼질'
입력 2017.03.03 11:37
수정 2017.03.03 13:59
문재인 겨냥 "비서실장, 몰랐다면 깜이 안 되고 알았다면 공범”
“국민 분노는 어떻게 저런 허접한 여자한테 정책 물었을까에…”
'돌아온 공격수인가, 막말정치의 부활인가'. 홍준표 경남지사를 향해 정치권이 현재 바라보는 시각을 대변하는 표현이다.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지난달 16일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뇌물 혐의에 대해 대법원 최종판결을 기다리고 있지만 2심 무죄 선고가 나온 직후부터 사실상 '대권행보'나 다름없는 정치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기지개를 켠 홍 지사는 이른바 '막말정치'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여야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홍준표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 발언…민주당 '형사책임' 제기
홍 지사는 지난 2일 오후 한 종편방송에 출연해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민주당 1등 하는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 ‘막말 논란’이 나온 데 대해 크게 반박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고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막말이 아닌 팩트”라는 주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 홍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비서실장이란 사람이 뇌물 받는 걸 몰랐다면 깜이 안 되는 사람이고, 뇌물 받는 것을 알았다면 공범 아닌가”라며 “사실을 얘기하는데 막말이라고 하나”라고 반문했다.
“국민의 분노는 어떻게 대통령이 저런 허접한 여자한테 인사를 묻고 정책을 물었을까에 있다”
홍 지사는 탄핵정국의 중심에 서있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홍 지사는 박 대통령에 대해 “무능한 대통령은 확실하다”면서 “국민의 분노는 어떻게 대통령이 저런 난잡한 애들하고 노는 허접한 여자(최순실 씨)한테 인사를 묻고 정책을 물었을까에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들에 대해 여야는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경우 경남도당이 나서 홍 지사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한 발언을 문제삼아 형사책임을 묻기로 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망언을 한 홍 지사를 상대로 사자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등 형사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며 “중앙당과도 긴밀하게 협의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지난 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홍 지사와 관련, "유죄를 확신할 수 있는 제보를 가지고 있다"며 압박공세를 가하기도 했으며, 노무현재단 경남지역위원회도 홍 지사 발언에 대해 항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여권, 홍준표 지사 '대선주자'급 수준으로 큰 기대감
반면에 여권은 홍 지사의 귀환을 반기는 동시에 '대권후보'로서의 역할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재는 탈당했지만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시절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정갑윤 의원은 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홍준표 지사가 다행히 (대선에) 나와 주면 이 짧은 기간에 이 판세를 흔들어 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후보가 아니겠는가"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도 전날(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홍 지사에 대한 평가를 놓고 "날카로운 판단력, 비판력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서 자격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한국당 관계자는 "경쟁 상대인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를 향해 '대항마'로 설 수 있는 인물로 홍 지사를 꼽는 분위기가 당내에 번지고 있다"면서 "'막말정치'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인 만큼 앞으로 홍 지사의 행보를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