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부인 김정숙 씨 "이젠 내 남편이 아니다. 정치인이다"
입력 2017.02.26 10:42
수정 2017.02.26 16:31
대선 출마 때 딸 무대 안 오른 이유…'박근혜 후보, 가족이 없는데'
문재인 '탄핵 기각시 승복' 물음에 "승복해야 할 것"
대권주자로 활동 중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정숙가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현 박근혜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후 속상했던 심경을 표현했다.
김씨는 25일 한 종편 생방송에 문 전 대표와 함께 출연해 "대선 결과를 받고 떨어지고 나서 울 수도 없었고 말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대선 결과를 받아든 직후 남편과 나눈 대화를 떠올리며 눈시울도 붉혔다. 그는 “대선 패배 다음 날 눈이 많이 왔다. 남편과 눈을 치우면서 우리를 지지해준 분들의 아픈 마음을 조금이라도 거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그때 처음으로 많이 울었다”고 전했다.
또 대선 출마 당시 문 전 대표의 딸이 무대에 오르지 않은 것에 대한 물음에 “그 자리에는 왔었다. 단상에 함께 올라가게 돼 있었는데 ‘상대인 박근혜 후보는 가족이 없는데, (우리만 가족이 올라가면)비겁해 보인다 ’며 단상에 올라오는 걸 거부에 먼발치에 와 있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 김씨는 '문 전 대표가 더 이상은 자신의 남편이 아닌 정치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변호사 때의 남편에 더 많은 점수를 주지만, 이미 정치인이 됐고 국민이 책임감을 줬다. 제가 힘을 보태기 위해 열심히 해야 한다”며 “이젠 내 남편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김 씨는 남편에 대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제가 어려울 때 항상 버팀목이 되어주고, 난제에 부딪힐 때는 쉽게 해결책을 주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가 결단을 잘 못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들에 대해서는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탄핵 심판 전 사퇴 관측과 관련해 "자진사퇴가 정치적 타협을 위한 흥정 대상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최종판단은 헌법재판소가 할 몫이지만 제 판단으론 자진 사퇴하더라도 탄핵절차는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소 강한 표현도 마다하지 않은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이 탄핵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어떻게든 탄핵 결정 늦추려고 발버둥치는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하루라도 빨리 스스로 물러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헌재 탄핵심판 기각시 '승복' 여부를 묻는 물음에는 "기각되더라도 정치인들은 함께 승복을 해야할 것"이라면서도 "승복하고 이제는 정권교체를 통해 국민들의 염원을 실현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25일 저녁 총동원령이 내려진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3주 연속 '촛불집회'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