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손학규-안희정', '호남 목장' 놓고 대결투 서막 오르나

문현구 기자
입력 2017.02.16 11:05
수정 2017.02.16 11:06

안희정, "철새정치인" 공격…손학규 "친노·친문 홍위병 출발"

'호남 표심' 놓고 전략적 차원에서 '공방전' 전개 시각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오른쪽)이 국민의당과 통합선언 뒤 처음으로 지난 10일 오전 국회 국민의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찾아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17일 국민의당 공식 입당식을 가질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 안희정 충남지사 간 공방전이 불붙고 있다. 정계은퇴를 요구한 안 지사에 맞서 손 의장이 맞받아치는 흐름 속에 양측간 신경전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안희정, "철새정치인" 공격…손학규 "친노·친문 홍위병 출발"

선제 포문은 안 지사가 열었다. 안 지사는 지난달 3일 SNS(사회괸계망서비스)를 통해 "(손 의장은) 정치 일선에서 은퇴해달라. 1990년 3당 합당에 동참하신 후 26년 동안 선배님이 걸어온 길을 지켜봤다. 물론 큰 역할도 하셨지만 그늘도 짙었다"면서 "더 이상 민주주의와 정당정치의 원칙을 훼손시키지 마시기 바란다. 존경하는 대선배로 남아주시면 좋겠다"고 공격했다.

당시 안 지사는 손 전 대표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과의 '세력 연대'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명분 없는 이합집산이 거듭된다면 한국의 정당정치는 또 다시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며 "낡은 정치로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 수 없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저희 후배가 잘 만들어 가겠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안 지사는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손 의장을 '철새 정치인'으로 규정지으면서 "어떻게 동지가 해마다 그렇게 수시로 바뀌냐"고 비판했다.

손 의장도 응수에 나섰다. 안 지사의 SNS 글이 공개된 후 손 의장은 지난달 6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젊은 정치인들이 인기를 얻고 싶어서 튀는 발언을 하는 건 이해를 한다. 하지만 우리 정치는 경험과 지혜가 합쳐진 경륜이 필요하다"며 안 지사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또, 지난 13일 언론 인터뷰 때는 "안희정은 친노·친문의 홍위병으로 시작했지 않느냐"며 "노무현·문재인 키즈의 대표적 사람이지, 그가 언제부터 중도였나"라고 힐난했다.

안희정 충남 도지사가 지난 2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대선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어 손 의장은 "뭔가 될 것 같으니까 이 사람 저 사람 모아서 중도노선이라는데, 중심이 없다"며 "누가 동지를 바꿨느냐. 내게 국민의당이 적이었느냐. 안철수·박지원·주승용·김동철이 적이었느냐"고 말했다.

지난 14일 한 방송에 출연해서도 안 지사를 공격한 손 의장은 "(안 지사가) 지지율 높아지니 이것저것 자기 생각과 다른 것을 다 끌어들이고, 대연정을 얘기한다"며 "안 지사가 문재인 홍위병으로 시작한 것이고 장칭(江靑)이 된다고 한들 장칭은 결국 실각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손 의장이 거론한 장칭은 중국 주석이던 마오쩌둥(毛澤東)의 부인으로 권력의 중심에 섰다가 숙청된 인물이다.

'호남 표심' 놓고 전략적 차원에서 '공방전' 전개 시각

손 의장과 안 지사간 공방전을 놓고 정치권은 '2인자 후보군'의 '대리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각각 민주당과 국민의당 구성원이자 대권주자로 나선 상황에서 문재인, 안철수라는 '1인자급' 후보군과의 차이점을 드러내는 동시에 상대 정당 대권주자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설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두 대권주자의 '실리 쌓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안 지사 입장에서는 주요 표심지역인 '호남'을 놓고서 쟁탈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호남지역 지분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는 손 의장을 향해 공세를 펼침으로써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손 의장 입장에서는 민주당 안에서 '대세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견줄 상대로 떠오른 안 지사가 손 의장의 '주요 표심' 기반인 '호남 공략'의 고삐를 당기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맞불을 놓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치권은 최근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간 공방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2라운드'격으로 손 의장과 안 지사간 공세전이 이어지자 야권의 '대권 혈투' 서막이 올랐다는 평가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