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모함 작전 반경 대폭 늘려, 국제 긴장도 고조
입력 2016.12.26 20:28
수정 2016.12.26 20:31
미 트럼프 체제 겨냥했다는 분석도, 일본-대만 경계수위 높이고 '방어태세'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호’가 최근 훈련 및 작전 반경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남·동중국해의 영유권 분쟁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6일 랴오닝호 편대가 전날 서태평양 해역에 진입해 젠-15 함재기와 함재 헬기의 이착륙 및 구축함과의 합동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지지 통신도 랴오닝호 편대가 전날 오전 10시경 오키나와섬 인근 미야코 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으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랴오닝호의 이번 서태평양 진입은 지난 16일 보하이만에서 실시한 실탄훈련과 21부터 사흘 간 서해에 진행한 대규모 함재기 이착륙·공중급유 및 실탄훈련에 뒤이은 것이다. 특히 그간 대미 군사방어선으로 설정해온 제1열도선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선 남동진이다.
특히 랴오닝호의 서태평양 진출 공식화를 두고, 중국이 미국과의 해양 패권 경쟁을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이 진행 중인 동중국해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인근을 지난 것은 물론이거니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뒤흔든 미국·대만을 상징적으로 겨냥한 측면도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각의 예상대로 랴오닝호가 오는 27일 영유권 분쟁지역인 대만 남동쪽 남중국해 해역을 통과해 하이난성의 남해함대 기지에 입항할 경우, 한국과 일본 및 대만을 차례로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종적으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했다고도 볼 수 있다는 게 일각의 해석이다.
실제 랴오닝호가 최근 열흘간 남동진을 진행하자, 일본 방위성은 해상자위대를 중심으로 랴오닝호의 동선과 훈련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는 한편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켰다. 대만 역시 지난 25일 오후 9시30분경 F-16 전투기 2대를 긴급 발진시키는 등 경계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거침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 이날 사설에서 “중국 항모 편대가 미국 근해에 진출할 능력을 갖춘다면 현재의 해상 규칙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그간 미국의 해양패권을 인정하면서 수동적 전략을 취해왔지만, 앞으로는 정면대응으로 전략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체기술로 건조중인 제2항공모함을 내년 상반기 남중국해에 실전배치하는 것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