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비공개 '감방 신문'..."죄송하다. 모른다."
입력 2016.12.26 18:43
수정 2016.12.26 19:01
영상 촬영 놓고 청문위원과 구치소 간 마찰
최순실, '김기춘,우병우, 태블릿PC' 모두 "모른다"
영상 촬영 놓고 위원과 구치소 측 입장차 보여
'김기춘,우병우, 태블릿PC' 모두 "모른다" 일관
"국민께 여러 가지 혼란스럽게 해 죄송...김기춘, 우병우 모른다"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조특위 위원들은 26일 우여곡절 끝에 국정농단 핵심인 최순실 씨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수감동에서 만났지만 각종 질문에 '모른다'는 답변만 들었다. 특위 위원들은 구치소 측과 현장 영상 촬영 문제로 갈등을 빚다 이날 오후 5시 40분께 비공개 접견 방식으로 최 씨와 만났다.
최 씨는 그동안 공황장애 등 심신상의 이유로 국회 청문회 출석, 동행명령 요구를 거부해 왔다. '구치소 청문회'가 열린 이날도 최 씨가 불참하자 특위 위원들은 직접 신문을 위한 '감방 신문'을 추진한 것이다.
"영상 촬영 힘들어...'구치소가 최순실 보호소 됐다'"
김성태 위원장은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가 'SNS 청문회' '스마트폰 청문회'라고 불릴 만큼 국민적 관심이 높은 상황을 고려, 자신의 휴대전화로 최 씨에 대한 신문 과정을 촬영하고자 했지만 이에 부정적인 입장인 구치소 측과 마찰을 빚었다. 수감동에 입장하지 못한 위원들은 김 위원장의 휴대전화 생중계를 통해 국민들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치소 측과 법무부 측이 못 만나게 하고 있다"며 "구치소가 최순실의 보호소가 됐다"고 비판했으며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도소 측에서는 (촬영을) 양보하면 최 씨를 데리고 나오겠다고 한다. 이 조건에 맞춰 우리가 양보를 해야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감방도 최순실 안방이 됐다'고 비판했고 '교도소에 최순실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우병우, 김기춘, 태블릿 PC도 전부 '모른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소속 황영철 장제원 하태경 의원,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김한정 손혜원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결국 비공개로 최 씨를 만났다.
최 씨는 '최근 심경이 어떤지 국민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위원들의 요청에 "국민들께 여러가지 혼란스럽게 한 점 죄송하다"고 했지만 자신을 둘러싼 관계나 각종 질문에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최 씨는 국정농단의 한 축으로 지목돼 온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답했다.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 또한 국회에서 열린 지난 청문회에서 '모른다'며 직접적인 관계를 부인한 바 있다.
또한 태블릿 PC에 대해서도 "2012년에 처음 봤고 사용할 줄 모른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새누리당 이만희·정유섭 의원과 민주당 도종환·박범계 의원, 국민의당 김경진·이용주 의원 등 국조특위 위원 6명은 같은 날 오후 3시께 박병용 남부구치소장과의 협의를 거쳐 애초 청문회 장소인 남부구치소 대회의실 대신 별도의 공간인 직원교육실에서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을 만났다.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은 앞선 두 차례의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검찰 수사와 재판을 이유로 불출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