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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통령 리더십..."박정희, 가난 벗어난 시대의 사명 다해"

이충재 기자
입력 2016.12.23 08:23
수정 2016.12.24 13:31

김창남 경희대언론대학원장 "MB-상업,YS-권위,DJ-양극"

"노무현, 소탈‧인간적 반면 저항적…'센 것들'에 반발"

김창남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장이 20일 서울 회기동 경희대 서울캠퍼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창남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장(정치학)은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역대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평가를 내놨다. 이승만,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권위주의적 리더십', 이명박 전 대통령은 '상업주의적 리더십'으로 분류했다.

역대 대통령 리더십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인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다.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가난에서 벗어난' 시대의 사명을 다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원장은 "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민주주의가 퇴보한 부분은 아쉽지만, 경제를 살리고 국민들과 소통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보다 훌륭한 리더십"이라고도 했다.

이승만-전두환-노태우 '권위주의적 리더십'

김 원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엘리트 의식, 독립운동 자부심, 경직된 가치관 등을 꼽았다. 보수진영에서 '건국대통령'으로 추앙받고 있지만, 후한 평점을 주진 않았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군사정부에 대해서도 '권위주의적 리더십'이라고 정의했다.

-역대 대통령 리더십을 평가한다면, 우선 이승만 대통령부터.

"이승만 전 대통령은 권위주의적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엘리트 의식이 강했고, 독립운동가로서 자부심도 있었다. 무엇보다 외교관계에 있어 한미동맹을 만들고 영토주권을 확실하게 지켜 기틀을 잡은 것은 중요하다. 대통령이기 전에 '매일신문'과 한글 신문인 '제국신문'을 창간한 언론인이었다. 나중에는 권위주의 색채가 강해져 언론탄압도 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 리더십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이 전 대통령의 재임 당시 나이가 70대였다. 이미 자기가 가진 가치관을 바꾸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집이 강하고, 정치적으론 국내 지지기반이 약했다. 그러니까 지지세 측면에서 신의하던 사람들을 등용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사람의 말을 안 들었다. 남의 밑에서 일을 못하고, 대장을 해야 한다. (리더로) 좋은 점인데, 다만 실정에 어둡고, 무리한 정권 연장 시도 등에서 소통의 문제가 생겼다. 여론을 잘 살펴야 하는데, 보고만 받는 것이 노인으로서 한계가 아닌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평가한다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권위주의적 리더십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보통 사람들의 시대'라고 했는데, 전두환의 계승자였다. 리더십의 성격이 전두환의 계승적이고, 권위주의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김영삼 '권위주의적', 김대중 '이율배반적' 노무현 '저항적'

민주화 세력인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은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권위주의에서 민주화 시대로 넘어가는 리더십의 전환점에서 나타난 시행착오나 모순을 겪었다는 지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저항적 리더십'으로 평가됐다.

김창남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장이 20일 서울 회기동 경희대 서울캠퍼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화 시대 이후 리더십은 어땠나?

"우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본인이 민주화운동‧투쟁을 했고, 문민정부이라고 했는데, 기본적인 캐릭터가 권위주의적이다. 안전기획부 등을 통해 비리를 찾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했고, 언론과 관계에서도 '김영삼 장학생'으로 다뤘다. 고집이 세고, 아집이 있는데, 정권 말기에 무능, 아집. 독선 등을 다 뒤집어써서 국정운영 지지율이 형편이 없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리더십은 '양극적 리더십'이다. 민주화 투쟁의 고초를 받은 상징이 있는데, 정작 본인은 언론사 세무사찰을 했다. 자유민주적 가치를 신봉하는 것 같으면서도 북한과 타협, 아들의 부정부패 등 이율배반적 부분이 혼재해 있다."

-그렇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인간적이고, 소탈하고, 서민적이다. 발언을 보면 반발적·저항적 리더십이다. 기존의 것에 대한 반발이 많다. 일류대, 기득권, 재벌, 미국 등 센 것에 대한 반발이다. 대통령 취임 후 미국 대신 러시아를 먼저 가는 등 기득권에 대한 비주류로서 콤플렉스가 아닌가.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고, 가족사에 부역한 사람이 있는 등 콤플렉스가 작용했다.

노 전 대통령의 참모들을 보면 우리사회의 엘리트 계층이 아닌 분들이 많았다. 반(反)엘리트주의라고도 할 수 있다. 리더십이 협소하고 편가르기를 많이 했다. 언론의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나는 잘하는데, 언론이 잘못해서 제대로 평가를 안한다'는 불만이 있었다."

-그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엘리트적 리더십인가?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기업형, 상업주의적 리더십이다. 옳고그름, 도덕성 가치가 모호하다. 이 보다 이익이 되는 일이면 한다. 기업경영을 국가에 이식했다고 할 수 있다. 좋게 표현하면 실용주의인데, 대통령은 가치 판단을 해야 하는 자리다. 그런 점에서 겸손해야 하는데, 성찰이 조금 부족했다.

문재인 '편가르는 극단적 리더십'…반기문 '안정감 있지만 관료 단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현재 뛰고 있는 대권주자들의 리더십도 평가했다.

-추가로 현재 대권주자들의 리더십을 평가한다면?

"문재인 전 대표가 얘기하는 것을 보면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높이 평가하지만, 북한부터 찾아갈 것 같다. '혁명'이라는 단어를 얘기하는 것 등은 대선후보로서 우려할 수 있는 얘기다. 대통령은 운동가가 아니다. 통합을 얘기해야지, 편을 가르는 극단적인 리더십은 좋은 것이 아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안정감을 주지만, 관료출신으로 거센 정치권에 들어와서 격랑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상식적인 판단, 세계적 지도자들이 가진 인권, 민주주의 신념 등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상식적인 판단을 가지고 있어 대통령이 된다면 안정감을 주고, 걱정되진 않겠나 본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공계 출신이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안정감이 떨어지고, 판단이 혼돈스럽다. 어떨 때는 극렬하게 강하게 나갔다가 어떤 때는 모호한 입장을 취한다. 아직 대통령 리더십으로 준비가 덜된 것 같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일시적인 인기인 것 같다. 인격적인 측면에서 진지하게 대권후보가 된다면 손상 입을 일들이 많을 것 같다. 부드러운 이미지이지만, '리틀 노무현'이 아닌가. 상식적이고, 균형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통령이 어느 계파나 특정 이념의 대변자가 되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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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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