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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변호사' 2년, 법률고민 해결부터 마을 행사 참여까지

이선민 기자
입력 2016.12.19 16:42
수정 2016.12.19 16:50

오는 17년 7월 서울시내 424개 전 동 전면 시행 예정

지난 2014년 도입된 서울시 마을변호사가 오는 2017년 7월 서울 전역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자료사진)ⓒ데일리안

오는 17년 7월 서울시 내 424개 전 동 전면 시행 예정

A 씨는 집 바로 옆에 대형 숯불구이 음식점이 새로 들어서면서 매일 저녁 고기 굽는 냄새와 다량의 연기가 들어오는 피해를 입었다. A 씨의 아내는 견디지 못하고 다른 곳에 월세를 얻어 나가살게 됐다. 별거까지 하게 되자 A 씨는 마을변호사를 찾았고, 서울시 강동구 길동 마을변호사인 도기영 변호사를 만났다. 도 변호사는 직접 현장에서 음식점 연기의 생활방해 정도가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것을 확인했다. A 씨는 도 변호사에게 방해배제청구, 손해배상청구 절차와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었다.

서울시 관악구 인헌동의 마을변호사인 탁경국 변호사는 인헌동 소식지에 자주 받는 법률상담 사례를 기고한다. 일상 속 빈번하게 일어나는 분쟁을 예시로 보여주면서 주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기 위함이다. 또한 동주민센터에서 청소년 진로상담을 하면서 학생들의 진로설계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서울시 마을변호사 제도가 시행된 2014년 이후 마을변호사들이 시민들의 법률고민 9296건을 해결했다. 아울러 생활법률 교양강좌 등 마을 행사에도 참여하면서 시민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서울시 마을변호사는 공익활동에 관심 있는 변호사(마을당 1~2명)와 마을을 1:1로 연결해주는 제도다. 지난 2014년 12월부터 법률사무소가 부족한 취약지역 83개동 166명의 마을변호사를 시작으로 현재는 622명의 마을변호사가 344개동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민들은 누구나 120 다산콜센터나 동주민센터로 전화해 사전 신청한 후 별도의 비용 없이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다. 신청자는 상담일(월1~2회)에 동주민센터를 방문해 대면상담을 받을 수 있고, 긴급한 사안은 전화 상담도 가능하다.

마을 변호사들이 상담하는 사건은 채권·채무관계, 임대차, 부동산, 층간소음 등 각양각색이다. 지난 2년 간 9200여건 중 민사분야가 7123건(76.6%)로 가장 많았고, 가사분야가 1311건(14.1%)이었다.

지난 11월 마을변호사 신규모집에는 148명의 변호사가 지원했다. 시는 이번에 모집한 신규 마을변호사를 가급적 지원자들의 거주지나 사무실 인근, 어릴 적 살던 동네 등 희망하는 곳으로 배정해 마을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마을변호사 활동은 순수한 재능기부다. 마을변호사들은 월 1~2회 마을을 방문해 주민 상담을 진행하면서 시에서 여비 상당의 수수료만 받을 뿐, 소송 수임도 금하고 있다. 마을변호사는 법률 상담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상담만 진행한다.

최근에는 마을변호사들이 동주민센터나 주민과의 유대가 형성된 후 생활법률 교양강좌나 주민자치위원회·마을행사 등에 참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시는 본격적인 대시민 법률서비스 제공을 위해 마을변호사뿐 아니라 시청 서소문별관 1층 ‘시민법률상담실’과 ‘사이버상담’을 통해 시민들의 권익구제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내년 상반기에는 마을변호사를 서울시 424개 전 동으로 확대한다. 이를 앞두고 지난 11월 마을변호사 195명, 동 실무자 18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 내년 사업방향 및 전반적인 매뉴얼을 손질할 계획이다.

정석윤 서울시 법률지원담당관은 “우리시 마을변호사 제도가 시행 2년을 거치면서 주민들의 호응 속에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며 “사소한 분쟁부터 복잡한 사안까지 어려워말고 가까운 동주민센터에서 마을변호사의 조력을 받기 바란다. 앞으로 법률복지 서비스를 확대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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