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에게 3연속 '문전박대' 당한 정우택 새누리 원내대표
입력 2016.12.19 12:01
수정 2016.12.19 13:49
취임 인사차 방문했으나 싸늘하게 등 돌린 야권
집안에서도 위상 불안, 집밖에서도 홀대…내우외환
"안 만나신대? 왔다간다고 좀 전해줘요"
19일 오전 10시 20분, 지난 16일 당선된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 본청 2층을 한 바퀴 빙빙 돌아야만 했다. 취임 인사를 위해 정의당, 국민의당,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찾았으나 세 번 연속 문전박대를 당하고 쓸쓸히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갔던 것. 친박(친박근혜)계와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야당의 의지를 확인한 시간이었다.
이날 오전 9시, 정 원내대표는 이현재 정책위의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내 현안에 대해 논의한 뒤 10시경 정세균 국회의장을 찾았다. 이 때까지만 해도 정 원내대표의 기분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3층에 위치한 의장실에서 환하게 웃으며 자신을 맞이하는 정 의장과 약 10분 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대화를 나눴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그는 야당을 만나기 위해 2층으로 내려갔다. 첫번째로 찾은 곳은 정의당 당대표원내대표실이었다. 그러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수많은 취채진이 몰려 혼잡한 상황에서 정 원내대표와 이 의장은 멀뚱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1분 정도 시간이 지나자 안에서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이 나왔다. 김 원내대변인은 "오늘은 곤란하다. 정국 상황의 변화가 있을 때 만나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결국 정 원내대표는 "왔다갔다고 전해달라"며 자리를 떴다.
그는 이어 정의당 대표실과 약 50m 정도 떨어진 국민의당 원내대표실로 향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사무실 문을 통과해 들어갔지만 박 원내대표의 집무실인 내실은 굳게 닫혀 있었다. 국민의당 당직자들도 비협조적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그렇게 두 번째 문전박대를 당하고 다음 행선지인 민주당 당대표실로 갔다.
결과는 이전과 다를 바 없었다. 민주당 당대표실도 굳게 닫혀 있었고 관계자는 문을 막아섰다. 정 원내대표는 관계자에게 "비서실장한테 (왔다간다고) 이야기를 하라"고 당부했다. 세 번 연속 퇴짜를 맞은 순간이었다.
앞서 야3당은 모두 새누리당에 친박계 지도부가 들어설 경우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력히 밝힌 바 있다. 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은 친박계 후보였던 '정우택·이현재' 조가 승리했고 야당은 실제로 등을 돌렸다.
현재 정 원내대표는 당내 비상대책위원장 선임 문제 등 비박계와 당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싸움을 펼치며 당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상태이다. 집안에서 뿌리 내리는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집밖에서도 무시를 당하는 처지여서 그야말로 '내우외환'에 처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