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이정현 떠난 정우택호 비대위원장 암초 피할수 있나

문대현 기자
입력 2016.12.16 18:15
수정 2016.12.16 18:20

정우택 "비대위원장은 비주류 추천 인사로"

주류, 계파색 옅은 인사 내세워…비주류, 강온 분파 가능성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된 정우택 의원(오른쪽)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정현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주류 측 정우택 의원이 비주류 나경원 의원을 꺾고 신임 원내대표 자리에 오른 가운데 향후 비박계의 움직임과 이에 더해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 의원총회에서 승리한 정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정국이 빨리 수습되도록 하겠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흩어지지 말자"라며 '통합'을 강조했지만 비주류의 반응은 싸늘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결과가 나온 뒤 회의장을 나서며 "나는 나경원 찍었다"라고 서운함을 표했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저로서는 상당히 실망스런 결과"라며 "앞으로 어떻게 할 지는 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앞선 13일 김 전 대표는 비상시국회의 종료 후 기자들을 불러모아 "탈당해서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을 심각히 고민 중"이라며 "신 보수와 중도가 손 잡고 좌파 집권을 막고 국가 재건에 나서야 한다"고 사실상 신당 창당을 선언한 바 있다.

이미 신당 창당을 어느 정도 마음 먹은 상태에서 친박계로 원내지도부가 구성됐고 비주류의 당내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되면서 이들의 탈당 논의는 급격히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선에서 패배한 나경원 의원도 "일단 논의를 해보겠다"며 탈당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경선 결과가 곧 분당을 의미하는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

비주류 의원의 한 관계자는 "비주류는 이제 당에서 낙동강 오리알이 됐다"고 표현했다. 당초 비주류는 원내대표를 자신들이 맡아 당이 이 지경까지 온 것에 대한 책임을 주류에 물으면서 당을 변화시키려 했지만 '도로 친박당'이 됨에 따라 다양한 정치적 계산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비주류가 즉각 탈당을 하지는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원내대표를 놓쳤지만 비대위원장 문제가 남아 있는 만큼 '흰수건'을 내던지기는 이르다는 말이다. 정 신임 원내대표가 정견발표에서 "비대위원장은 중도그룹과 비주류에서 추천하는 인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비주류가 탈당 논의를 한 박자 늦출 가능성도 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당장 비주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라며 바로 탈당을 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유 전 원내대표도 이미 14일 "비대위원장 선출까지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조만간 결정될 비대위원장에 따라 비주류의 행동 반경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 의원 총회에 참석해 친박 정우택 의원의 선출 결과를 지켜본 뒤, 의총장을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이정현 물러났지만 비대위원장 두고 또 한번 계파대결 불가피

정 원내대표는 정견발표에서 비대위원장 선임에 비주류 의견을 반영한다는 것과 함께 친박 지도부의 2선 후퇴를 동시에 약속했다. 그가 실제로 당선되자 그동안 줄곧 12월 21일 사퇴를 고수하던 이 대표는 다른 최고위원들과 함께 지도부에서 물어났다. 전격적으로 이뤄진 발표였다.

당 안팎에선 주류에서 원내대표가 나오면 이 대표가 '마음 놓고' 조기에 물러날 거란 예상이 있었는데 현실로 이뤄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퇴임 기자회견에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자신의 사퇴는 새 지도부에게 많은 권한을 주기 위한 것임을 밝혔지만 기존 지도부와 계파 색채가 크게 다르지 않은 인물이었기에 가능했던 퇴진이라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지도부 사퇴에 따라 정 원내대표가 당헌·당규에 의해 대표 권한대행 자격으로 비대위 구성 등을 주도하기 때문에 주류 입장에선 이 대표 퇴진에 의한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게 됐다. 이 대표는 물러나며 "비대위원장은 대표권한대행(정 원내대표)이 추천하면 전국위에서 가부만 결정한다. 이건 선출이 아니다"라며 새 지도부에 모든 것을 위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비대위원장 선임에 주류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것을 시사한다.

비대위원장 선출은 표 대결이 아니라 전국위 추인으로 결정되는 만큼 당내에서 후보를 한 명으로 압축해 전국위에 올리는 방식으로 이제껏 진행돼 왔다. 당내 합의가 안 되면 안건을 여러 건 올리는 형식으로 전국위 내에서 표 대결도 가능하지만 주류와 비주류가 최종 후보를 놓고 다시 한 번 치열한 대결을 펼쳐 최종 한 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비대위원장 후보로 주류에선 김태호·이인제 전 최고위원이, 비주류에선 김무성·유승민 전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비대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그려지는 가운데 주류에서 비대위원장을 계파색 옅은 비주류 인사에게 넘길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정 원내대표의 제안대로 주류에서 비주류로 자리를 양보하되 김무성, 유승민과 같은 핵심인사에게 넘기는 일은 피한다는 것이다. 비주류의 세력 분산을 겨냥한 그림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비주류 중에서도 중도 쪽인 인물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면 명분상 비주류는 대다수 당 잔류를 선택하겠지만 강성 비주류는 탈당을 할 수도 있다"며 "주류가 원하는 것은 비주류가 이렇게 스스로 와해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