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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특수는 없었다" 해외 인프라 줄이기 나선 건설사

박민 기자
입력 2016.12.08 09:07
수정 2016.12.08 09:45

해외수주 10년래 최저, 몸집 줄이고 부서 통합 잇따라 나서

해외 경기 부진에 주택시장 불투명…몸집 줄이고 부서 통합해 '업무 효율화'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말 인사를 앞우고 건설사들이 조직개편을 통해 부서 통폐합 수순을 밟고 있다. 올해 초 이란 특수 기대감에 넘쳤던 해외 건설 부문이 부진을 거듭한데다 내년 국내 주택 경기도 불투명해지면서 몸집 줄이기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업 부문을 통합해 겹치는 업무를 최대한 줄이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이달 안으로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마치고 내년 초 사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해외 사업 부문이다. 해외 플랜트 등 실적 부진 영향으로 구조조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분간 발주 물량 감소로 수주 확대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실제 올해 해외 수주 물량은 2006년 이후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430억 달러) 대비 44%나 감소한 238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이는 2006년 165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10년만에 최저치다.

대림산업은 지난해(29억 달러)에서 74%나 수주액이 급감한 6억 달러에 그쳤고, △대우건설 73%(24.7억→6.6억) △현대엔지니어링 66%(53.7억→22.8억) △GS건설 63%(41.8억→15.3억) 등 큰 폭으로 수주 물량이 떨어졌다. 중동 산유국의 재정 악화와 저유가 여파로 인한 발주 지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대우건설은 이 같은 위기감을 고려해 플랜트 위주의 해외 사업 부문을 통폐합하는 등 조직개편을 이달 단행했다. 기존 14개 본부 118팀의 조직을 11개본부 101팀으로 축소했다. 이 과정에서 실·본부장의 담당 임원은 직위가 격하되거나 자리가 없어졌다.

‘플랜트사업본부’는 발전사업본부로 흡수통합되면서 종전 12개 팀이 절반으로 축소했고, 해외인프라사업본부 내 해외토목CM팀과 해외건축CM팀은 ‘해외토건CM팀’ 하나로 합쳐졌다. 전략기획본부와 RM본부, 홍보실, 글로벌관리본부는 ‘전략기획본부’ 1개 본부로 통합됐다.

특히 ‘글로벌관리본부’는 해외영업본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해외영업기획, 해외플랜트영업, 해외토건영업, 해외투자개발, 해외법무 등 총 5개 팀으로 통합신설했다. 영업과 수주, 견적 등 계약지원, 현장 클레임(claim) 등의 업무를 단일화해 빠른 의사결정과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복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직을 대폭 줄였지만 해외 사업을 축소하는 게 아닌 몸집을 슬림화해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로 국제유가가 올라가 산유국의 자금 여건도 나아지고, 올해 지연됐던 발주물량도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전망돼 올해 보다 수주 여건이 좋아질 것을 본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올 초부터 해외 부문 인력을 국내 건축 부문으로 이동시키는 등 플랜트부문 조직축소를 하고 있다. 3분기 말 기준으로 플랜트부문의 인력은 전체인력(6223명)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 GS건설은 올해 해외사업에서 수주목표치의 40%를 달성하는데 그친만큼 한동안 인력 재배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포스코엔지니어링과 합병을 결정한 포스코건설은 대규모 인원 감축안을 내놓은 상태다. 연말까지 기존 5200명 규모의 인력 가운데 10%가 넘는 500명을 내보내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엔지니어링도 전체 인력의 절반가량을 이미 줄인 상태다. 포스코건설은 포스코ENG와의 조직 통폐합을 통해 설계 부문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국내 건설·주택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한 조직개편도 이뤄질 전망이다. 대림산업은 이미 건축사업본부 본부장(김한기 사장) 직속으로 RM(Risk management)팀을 신설하는 등 일부 개편을 단행했다. 이는 대림산업이 최근 주택경기 호황으로 주택공급량을 크게 늘린 가운데 미분양 관리 등 위기 대응 강화 목적으로 구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그룹 숙원사업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센터(GBC) 건립에 맞춰 소폭의 조직개편이 있어질 전망이다. 공사비만 약 3조원 규모의 GBC사업은 현대자동차 그룹내에 별도 조직인 ‘GBC사업단’과 현대건설 내 건축사업본부 산하 ‘GBC시공단’ 팀으로 운영중에 있다. 내년부터 사업이 구체화되면 조직 규모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물산도 지속적인 인원감축을 여전히 진행중이다. 앞서 지난해 옛 제일모직과의 합병한 삼성물산은 건설부문 인력을 대거 구조조정했다. 건설부문 직원은 지난해 말 7952명에서 올 3분기 말 기준으로 6742명으로 1200여 명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다.

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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