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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국제사회 인권압박에 반박 '총공세'…재입북자까지 동원

하윤아 기자
입력 2016.11.24 17:58
수정 2016.11.24 18:06

김정은집권 이후 재입북 탈북자 공개석상에 등장시켜 체제 선전

유엔 북인권결의안 채택에 강력 반발…"인권 불모지는 남한" 주장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3일 '목메여 부르며 달려와 안긴 어머니품'이라는 제목의 재입북 탈북자 좌담회 영상을 공개했다. 우리민족끼리TV 영상 화면캡처.

김정은 집권 이후 재입북 탈북자 공개석상에 등장시켜 체제 선전
유엔 북인권결의안 채택에 강력 반발…"인권 불모지는 남한" 주장


북한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된 지 8일 만에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고,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북한은 재입북한 탈북자를 내세워 남한 사회를 의도적으로 헐뜯으면서 인권유린의 책임을 회피하는 선전·선동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 조선인권연구협회는 23일 '유엔에 보내는 공개질문장'을 통해 "유엔이 진정으로 공정한 국제기구로서의 존재와 명분을 유지하려 한다면 지금까지 취한 천만부당한 모든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며 유엔총회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을 강력 비난했다.

단체는 유엔을 겨냥한 질문장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유엔을 도용해 최고존엄까지 악랄하게 걸고든 것은 무자비한 징벌을 면치 못할 특대형 도발행위"라며 "세상에 우리 공화국과 같이 근로하는 인민대중의 참다운 정치적 권리가 활짝 꽃 펴나는 나라는 없다. 유엔이 진정 인권에 관심이 있다면 응당 이에 주목을 돌리고 찬양하고 남들이 본받도록 선도하는 것이 옳바른 처사일 것"이라고 궤변을 늘어놨다.

그러면서 "정의와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유엔기구의 그 어느 성원이든 우리나라에 찾아와 참다운 인권실상을 직접 목격하고 체험할 것을 권고한다"며 "모략날조로 우리 공화국의 영상을 깎아내려 보려는 어리석은 시도와 결별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2년 설립된 조선인권연구협회는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 실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맞서 왔다. 앞서 20일에는 성토문을 내고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인권문제를 반공화국 제재 압살의 마지막 주패장(카드)로 삼으면서 우리에 대한 군사적 선제타격의 합법적 명분을 만들어보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북한은 또다시 재입북 탈북자들을 공개석상에 세워 북한 체제와 김정은 정권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선전·선동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은 이들을 통해 '남한의 인권 침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데,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에 주목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시선을 돌리고 인권 유린 실태에 대한 지적을 희석시키려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공개한 간담회 영상에서 재입북 탈북자들은 남한 사회를 '사람이 못 살 생지옥', '이 세상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썩어빠진 사회', '인권이 무참히 유린되는 변태적인 짐승 같은 사회'라고 표현했다. 또한 간담회 사회자는 "남조선을 인권불모지, 인권폐허지대로 만든 남조선 당국자가 우리 공화국의 인권에 대해 운운하는 것 자체가 흑백 전도하는 궤변이 아닐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북한은 재입북 탈북자들을 여러 차례 공개석상에 등장시켜 체제 선전의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실제 박정숙(2012년 6월), 김광혁-고정남 부부(2012년 11월), 김광호 부부 등(2013년 1월), 리혁철 등(2013년 5월) 재입북한 탈북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남한 사회를 비판하고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이 같은 북한의 선전·선동은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재입북을 유도하고 남한 사회를 교란하기 위한 심리전술로도 사용됐다.

이와 관련, 안명철 NK워치 대표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됐기 때문에 이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기자회견을 내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유인·납치로 남한에 가게 됐고, 남한에 있는 탈북자들이 북한인권 문제를 지적하고 증언을 하는 것들이 다 거짓말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물타기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도 "국제사회의 인권 압박을 의식하고 재입북 탈북자들을 내세워 자신들의 문제를 덮으려는 의도일 뿐만 아니라 민심이 이반되는 상황을 막아 내부를 결속하고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해석했다.

한편, 김정은 집권 이후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재입북 탈북자는 총 19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북한이 공개한 영상으로 재입북한 탈북자 수가 기존 16명에서 3명 늘어났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북한이 '목메여 부르며 달려와 안긴 어머니 품'이라는 제목으로 공개한 이번 영상에는 사회자를 제외하고 박경은(64), 김연주(22, 여), 강철우(40), 채은철(29), 김영희(36, 여), 김만복(63) 등 6명이 등장했다. 이들 중 박경은, 김연주, 강철우는 기존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재입북 탈북자로 확인됐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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