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김무성 '대선 불출마 선언'에도 요지부동
입력 2016.11.23 14:14
수정 2016.11.23 14:21
대표직 고수…"김무성 대선 불출마, 억장 무너져" 립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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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로부터 끊임 없이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23일 "사퇴에 대해서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김무성 전 대표가 이날 "정치는 책임질 때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지만 그는 요지부동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기자회견 소식이 알려진 직후 한 매체는 이 대표가 사퇴할 거란 기사를 냈고 이 때문에 이 대표를 향한 취재 열기는 용광로처럼 타올랐다. 그러나 이 대표는 사퇴설을 일축하고 "12월21일 사퇴"를 다시 못박았다.
이 대표는 "정치는 책임지는 것이라는 김 전 대표의 말씀에 동의한다"면서도 "저도 1년 8개월 남은 임기를 포기하고 책임지고 12월 21일에 사퇴하기로 분명히 로드맵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사퇴한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이냐'는 취재진의 물음에는 "그 기자님은 왜 거짓말을 하고 그러느냐"며 부인했다.
이어 "내가 사퇴한 이후 당의 공백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사퇴 전까지) 비대위가 됐건 전당대회가 됐건 의견을 모아 개혁, 쇄신, 제2창당 등 구체적으로 의견을 모으는 데 (제게) 책임이 있다"며 "물러날 사람에게 계속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너무 아쉽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전 대표의 대선 불출마 소식에 "김 전 대표는 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이셨다. 평생 가져왔던 꿈을 포기하는 선언을 한 것"이라며 "물론 본인이 여러가지를 감안해서 불출마 선언을 했겠지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당 대표로서도 책임이 없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많이 무겁다. 억장이 무너진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아주 오랫동안 그 분을 지켜본 제 입장에서 봤을 때, 정치를 오래 하셨지만 참 정치적으로 맑은 영혼을 갖고 계신 분이다. 김 전 대표는 제게 사무처 선배이고 대통령 인수위 선배, 청와대 선배, 국회의원 선배, 당 대표 선배 등 내가 정치 하는 동안 항상 나보다 두 발, 다섯 발 앞선 대선배였다"며 "대통령은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본인이 하기 싫다고 해서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낸다고 한다. 또 좋은 기회가 있지 않겠나 싶고 개인적으로 번복하는 그런 시간이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유 전 원내대표는 매우 훌륭한 당내 자산"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 어느 누구를 선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점에서 소위 새누리당의 주류, 비주류라는 말을 정말 듣기 싫다. 너무 싫다. 친이계가 했던 행태, 친박계가 했던 행태 그리고 그 이전에 민정계열, 민주계열이 해온 행태를 오랫동안 지켜봤다. 제발 서로가 서로에게 돌을 던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당에 3선 이상 의원 중 어느 누구도 자신있게 돌로 상대방을 찍을 만큼 당당하고 떳떳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3선 이상의 대부분은 계파 오염치의 기준치를 넘은 사람이 많다. 초재선 의원들에게 미안한 감이 많다. 우리 당이 계파나 파벌 쪽에 지나치게 치우치지 말고 한 덩어리가 돼서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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