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아그라 구매 왜 했나?
입력 2016.11.23 10:43
수정 2016.11.23 10:50
대변인 "고산병 치료 위해 준비"…의학 전문가 "맞는 말이다"
23일 청와대는 '비아그라 구매'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일부 언론에서 청와대가 지난해 한국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 60정, 복제약품인 한미약품의 팔팔정 304정을 구매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비아그라와 팔팔정은 대표적인 발기부전 치료제로 '묘한 상상력'을 자극했다. 실제 이날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청와대 비아그라'가 오르기도 했다.
이미 청와대는 이른바 '태반주사', '백옥주사' 등으로 불리는 영양·미용 주사제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돼 의약품 구입 배경에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앞두고 구입한 것"이라며 "고산병 치료를 위해 준비했는데 한 번도 안 써서 그대로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에티오피아(아디스아바바), 우간다(캄팔라), 케냐(나이로비)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했다. 아디스아바바가 해발고도 2400m인 것을 비롯해 해당 지역의 평균 해발고도가 1000~2500m인 고지대다.
의학전문의 "고산병 치료제 따로 없어 비아그라 처방"
이와 관련 의학전문가들은 "고산병 치료에 비아그라를 쓰는 게 맞다"고 말했다. 고산병 치료에 비아그라를 처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도 했다.
신재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고산병 치료에 따로 쓰이는 약이 없고, 비아그라를 비롯한 발기부전치료제가 치료제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심장외과 전문의는 "고산지대에 가면 저산소혈증으로 인해 혈관이 확장되고, 압력 증가로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여기서 압력을 낮춰주는 것이 비아그라"라고 했다.
그는 "고산병은 피로나 두통, 구토 등을 유발하는데, 건강한 사람에게도 이런 증상이 나올 수 있다"며 "집중력이 필요한 대통령 경호원 같은 분들에게 처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비아그라 구매 절차도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청와대 주치의와 자문단, 의무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경호원 등 청와대 전 근무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정상적으로 구매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