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굵은 의혹 해명 피하고 확실한 부분만 반박
입력 2016.11.16 12:32
수정 2016.11.16 13:38
정연국 대변인 "사회혼란 부추기는 의혹보도 자제해야"
정상적 국정운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 표현이란 시각도
"기가 막힐 정도로 유감스러운 기사가 많다."
"사회혼란 부추기는 무분별한 의혹제기 자제해주길 바란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최근 이틀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놓은 발언이다. 확실한 해명‧반박이 가능한 의혹에 대해선 청와대가 적극 대응하며 출구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이런 '반박 모드'는 정상적 국정운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 대변인은 16일에도 작심한 듯 "내가 한마디 하겠다"며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한 보도에 반박했다. 청와대의 반박 대상은 '최순실 씨가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했다'는 채널A의 보도다.
정 대변인은 "최순실이 공군 1호기에 탑승한 사실은 절대 없다"면서 청와대 의전비서관실과 경호실에 탑승자 명단 확인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사실이 아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청와대 의전비서관실과 경호실에 탑승자명단을 확인했다"며 "그런 탑승자는 없었다"고 했다.
그는 또 "공군 1호기에 탑승하려면 보안패스가 있어야 하는 데다 기내에서 남의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없고, 70여명의 취재기자의 좌석통로를 지나야 하는 등 구조상 동승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선별적' 해명에 "그럼 다른 의혹은?"…민심 반발 불러
그동안 청와대는 굵직한 의혹 보도 내용에 언급할 가치가 없다며 대응을 자제해왔다. 개운치 못한 해명이나 확인이 어렵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근거 없는 유언비어다",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고 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 있었는지 관저에 있었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에 '경호 일지 통해서 명백히 밝히면 될 일'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청와대의 해명이 또 다른 의혹으로 확대되는 등 오히려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결과가 됐다.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의혹인 '잠이 보약' 발언이나 '청와대 본관에 침대 3개가 들어갔다'는 보도에 대해선 구체적인 시기와 실제 발언 등을 적극적으로 밝힌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이날 청와대가 "사실이 아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진행한 공군 1호기 탑승자명단 확인 역시 '선별적' 확인과 해명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정치권에선 '의혹 뒤집기'가 수세적 상황을 반전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엔 뒤집어야 할 의혹이 산더미다. 핵심의혹 규명 책임은 검찰 손으로 넘어갔다. 이래저래 청와대의 선별적 해명은 "도대체 어디가 의혹의 끝이냐"는 여론의 물음에 대한 답변으론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