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D-6..."외교력 높여 한미동맹 공동인식 강조해야"
입력 2016.11.02 11:35
수정 2016.11.02 11:35
미 대선 일주일 앞으로...트럼프·힐러리 한반도 정책 극명한 입장차
전문가 "외교적 대비책 확실하면 대선 결과 상관없이 한미동맹 공고화"
미 대선 일주일 앞으로...트럼프·힐러리 한반도 정책 극명한 입장차
전문가 "외교적 대비책 확실하면 대선 결과 상관없이 한미동맹 공고화"
오는 8일 차기 미국 대통령을 결정지을 선거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동맹국인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외교안보 분야와 북핵, 한반도 통일 문제로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는 어떤 대응책을 강구해 나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한반도 정책과 관련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동맹 체제를 강조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방위비 분담금을 강조하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어떤 쪽이 우리나라 국익에 더 부합할지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가운데 두 후보의 당선 결과와 상관없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공동의 가치아래 우리의 외교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대비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동맹은 일방적 이익이 아닌 상호 이익 관계로, 트럼프 후보는 투자가치에 집중하고, 힐러리 후보는 동맹조약에 기초해 입장차를 보이는 것일 뿐, 우리의 외교적 대비책만 마련된다면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한미동맹은 공고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두 대선후보는 살아온 인생만큼이나 대선 공약도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반도 정책과 관련한 대선 공약에서도 그 차이가 뚜렷이 드러난다. 트럼프 후보는 부동산 사업가라는 이력만큼 경제 분야에 중점을 두고 한미관계를 바라보고 있고, 힐러리 후보는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장관을 지낸 만큼 현 한미동맹의 연장선상에서 접근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 우선주의’를 기본으로 다자간 협정이나 안보 면에서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보인다. 그는 그동안 ‘안보무임승차론’을 거론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금을 100%까지 늘리겠다는 발언을 해왔다.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한미동맹관계를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힐러리 후보는 현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며 한미 경제와 주한미군 문제 등 한반도 정책에 대해 집중해왔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과의 공조와 파트너십에 무게를 두고 긴밀히 협력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보다 안정적이고 우호적인 동맹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극명한 입장차에도 우리의 외교적 대비책만 확실하다면 한미동맹은 공고히 유지될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외교력을 확보해 한미동맹의 상호이익적 측면을 부각시키는 것이 그 방법이다. 특히 북핵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이 훼손될 시 미국 여론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한미동맹은 두 후보의 공약이 아닌 우리의 외교적 대비책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춘흠 상하이외국어대 석좌교수는 1일 본보에 “한미관계에 있어 미국 두 대선후보의 공약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측에서 한미동맹을 긴요하고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두 후보의 정책에 따라 미국 정치에 좌우되는 것이 아닌, 우리는 한미동맹을 비롯한 양국의 이익에 대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강조함으로서 누가 되든 우리의 외교적 이익을 관철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때 정부당국뿐 아니라 언론도 한미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한미의 포괄적 동맹관계, 과거 한국전쟁 당시 미국이 희생한 민주주의 정신 등을 조명해 미국 여론을 움직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투표권을 가진 미국 시민의 동의를 얻는 것이야말로 미국의 한반도 정책을 좌우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최 교수는 “실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도 한미동맹관계가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북핵 위협이 고도화되는 만큼 미국 여론도 동요하고 있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필리핀 등 동맹국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는 행위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후보의 발언은 정치슬로건 적인 요소가 강하고, 정권을 갖게 되도 국제정세를 획기적으로 급변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힐러리 후보가 당선될 경우 현 오바마 정부의 정책기조를 바탕으로 보다 전향적인 방향감각을 나타낼 수 있다”면서 “한미동맹이 강화되는 한편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서지컬 어택(Surgical Attack·외과수술식 정밀공격) 등 강화된 정책이 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한미관계가 발전하는 만큼 한중관계는 조심스러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두 후보 모두 보호무역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한미동맹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한반도 이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우리 외교적 대책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도 이날 본보에 “우리가 투철한 외교력을 확보할수록 미국에게 한미동맹은 필수적 이익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안보·정치·경제 등 주요 분야에서 확실한 신념을 가지고 이를 지속해나갈수록 우리의 외교적 질이 높아져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 전 소장은 “트럼프 후보가 방위비용을 주장하고 있는데, 우리가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미국의 첨단병기 등 더 발전적인 협조를 받을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과거에 비해 경제상황이 좋아졌고, 이를 이용해 우리에게 이익이 된다면 안보적 투자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후보의 해석대로라면 ‘투자가치’로, 국방뿐 아니라 정치·경제·사회 등 포괄적인 분야에서 우리의 외교적 가치를 더 높이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