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우리의 약과"…활짝 핀 박보검 시대
입력 2016.10.19 06:40
수정 2016.10.19 20:48
'구르미 그린 달빛' 인기 이끈 주인공
연기력·스타성 인성 삼박자 갖춘 스타
'구르미 그린 달빛' 인기 이끈 주인공
연기력·스타성 인성·삼박자 갖춘 스타
바야흐로 박보검 전성시대다. 18일 종영한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의 주역 박보검이 전성기를 맞았다.
올 초 인기리에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 열풍을 몰고 온 박보검은 이번에 '국민세자' 신드롬을 일으켰다.
박보검이 던진 달콤한 대사는 매회 화제가 되고, 박보검표 엔딩에 여성 시청자들은 밤을 설쳤다. "내가 한번 해보련다. 그 못된 사랑"이라는 다소 오글거리는 대사도 박보검이 하면 그 어떤 말보다 달콤했다. "너는 나의 약과 아니더냐"는 '박보검 약과' 효과를 가져다줬다. 매주 월, 화요일 '박보검 약과'를 맛보는 재미로 일주일을 기다렸다는 시청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야기가 흔들릴 때도 시청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은 건 박보검 덕이다. 극이 심심해도 박보검을 보노라면 힐링이 된다고 하니,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사실 박보검에게 '구르미 그린 달빛'의 세자 캐릭터는 어려운 숙제였다. 그간 착하고, 맑은 역할만 해왔고 화를 내지 않은 성품도 세자 캐릭터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런데도 이 스물네 살의 올곧은 청년은 제대로 해냈다. 비슷한 장르의 경쟁작을 큰 격차로 따돌리며 월화극 1위를 이끈 것도 칭찬할 만한 성과다.
연기력도 합격점이다. 권력의 암투에 휘말리면서도 안타까운 사랑을 하는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달콤한 대사를 할 때는 능청스럽고, 천연덕스럽게 변하면서도 진지할 때는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무엇보다 '눈빛 연기'가 압권이다. 슬픔과 사연을 간직한 듯하면서 빠질 수밖에 없는 곱고, 선한 눈빛이 박보검만의 매력이다. 아무리 미워하려 해도, 미워할 수 없다는 눈빛이라고 시청자들은 말한다.
박보검이 지닌 바르고 착한 이미지도 드라마 인기에 한몫했다. 몸에 밴 친절과 선한 성품에 안티가 없는 것도 박보검의 장점이다.
데뷔 5년 만에 전성기를 맞은 박보검의 이런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배역, 분량 상관없이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2011년 영화 '블라인드'(2011)를 통해 데뷔한 그는 '각시탈'(2012), '참 좋은 시절'(2014)', '내일도 칸타빌레'(2014), '끝까지 간다'(2014), '명량'(2014), '차이나타운'(2015), '너를 기억해'(2015)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다졌다.
이후 운명적인 작품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천재 바둑 소년 최택 역을 맡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맑은 눈으로 "덕선아~"라고 웃는 표정은 시청자의 가슴을 건드렸다. 반전 매력도 있었다. 사랑할 때는 상남자로 돌변해 어남택 지지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도 박보검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순애보를 애틋하게 표현했다. "아주 힘겨운 순간 무언가를 놓아야 한다면 그게 나여서는 안 된다"는 결정적 대사는 모진 고난과 역경을 다 헤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심어줬다.
어떨 때는 지켜주고 싶고 싶을 만큼 모성애를 자극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강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이 박보검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졌다.
오랫동안 지속됐던 '응답 저주'('응답' 시리즈 배우들이 차기작에서 대중의 응답을 받지 못한다는 뜻)도 박보검 앞에선 무너졌다. 박보검은 '응답 저주'에 대해 "저주라는 말은 속상하다. '응답'은 내가 축복"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응답 저주'가 박보검표 축복을 비껴갔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날아오른 박보검은 차세대 한류스타로 꼽히고 있다. 앞서 김수현은 '해를 품은 달'로 스타덤에 오른 뒤 '별에서 온 그대'를 거쳐 한류스타가 됐고, 송중기는 '성균관 스캔들'과 '태양의 후예'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이들을 이을 차세대 한류스타는 연기력, 스타성, 인성 삼박자를 고루 갖춘 박보검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