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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 로드와 모비스, 공존 가능할까

이준목 기자
입력 2016.09.20 00:21
수정 2016.09.21 08:23
지난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팜스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농구연맹(KBL) 2016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및 드래프트에서 울산 모비스 유재학감독이 1라운드에 찰스 로드를 지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KBL

규율과 원칙 중시하는 유재학 감독과 한솥밥
전지훈련 기간 중 체중관리 실패와 지각 등으로 말썽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와 울산 모비스의 만남은 행복한 동행이 될 수 있을까.

로드가 지난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모비스의 지명을 받았을 때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로드는 KT, 전자랜드, KGC 인삼공사 등 이미 KBL 무대에서 여러 시즌을 거치며 실력이 검증된 베테랑이다. 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4차원에 가까운 정신세계와 돌발행동으로 여러 차례 소속 구단의 골치를 썩였던 전력이 있다.

더군다나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KBL에서도 누구보다 규율과 원칙을 중시하는 엄격한 지도자다. 이에 모비스 역시 철저하게 조직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팀이다.

팀 내 비중이 큰 외국인 선수라고해도 결코 예외는 아니다. 한때 모비스 우승의 주역이었던 로드 벤슨도 팀 분위기를 흐리는 태도를 보이자 시즌 개막을 앞둔 상황에서 퇴출당하기도 했다. 자유분방하고 감정기복이 심한 로드의 성향상 모비스의 팀 분위기와 잘 어우러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모비스는 현재 일본 가와사키에서 전지훈련중이다. 우려한대로 로드는 벌써부터 소소한 사건사고를 일으키며 코칭스태프의 중점 관리 대상이 됐다. 전지훈련 기간 중임에도 체중관리에 실패해 지적을 받는가하면, 연습경기를 앞두고 지각을 하고서도 당당한 모습을 보이다가 자체 징계를 받아 아예 며칠간 팀 훈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유재학 감독은 로드의 불성실한 태도에 화가 나 실제 퇴출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뒤늦게 분위기의 심각성을 감지한 로드가 유 감독과 모비스 팀 동료들에게 재차 정중히 사과를 하며 상황이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이로 인해 모비스의 팀 분위기는 좋을 수가 없었다. 과거에도 몇 차례나 비슷한 전례가 있었던 로드인지라, 선수단과의 신뢰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모비스는 올 시즌 과도기에 놓여있다. 지난 시즌 전력 약화에 대한 우려를 딛고 정규리그 준우승과 4강에 올라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지만 올해는 상황이 더 어렵다. 어느덧 노장이 된 양동근과 함지훈은 한 살 더 나이를 먹었다.

강철 체력을 과시하던 양동근은 올해는 부상으로 전지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며 세월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여기에 식스맨 천대현도 FA 자격을 얻어 KT로 이적하면서 벤치의 무게가 얇아졌다. 상무에서 복무중인 장신 가드 이대성은 시즌 막바지에나 가세한다.

올 시즌 모비스는 다른 팀보다 전력상 우위에 있다고 하기 어렵다. 그나마 장점이었던 백업진도 더 약해졌다. 서서히 양동근-함지훈 이후를 대비할 세대교체도 준비해야한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안정적인 리빌딩을 위해서는 그만큼 새로 선발한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와 네이트 밀러의 역할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결국 골밑의 든든한 기둥이 돼줘야 할 로드가 모비스의 엄격한 팀 분위기에 잘 녹아들 수 있을지 여부가 상당히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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