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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NK, 북 인권 인식 확산 위해 8개 국어로 모션그래픽 제작

박진여 기자
입력 2016.08.16 15:43
수정 2016.08.16 15:44

지난해 '사상표현의 자유침해' 이어 '종교의 자유침해'로 2번째 시리즈물 제작

"북한 종교범, 핵실험·화학무기 실험대상 및 특수부대 훈련용 교보재로 사용"

전 세계 일반대중을 상대로 북한의 인권침해 상황을 보다 생생하고 쉽게, 널리 알리기 위한 모션그래픽 영상이 총 8개국 언어로 제작됐다. 사진은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가 제작한 모션그래픽 화면 캡처

지난해 '사상표현의 자유침해' 이어 '종교의 자유침해'로 2번째 시리즈물 제작
"북한 종교범, 핵실험·화학무기 실험대상 및 특수부대 훈련용 교보재로 사용"

전 세계 일반대중을 상대로 북한의 인권침해 상황을 보다 생생하고 쉽게, 널리 알리기 위한 모션그래픽 영상이 총 8개국 언어로 제작됐다.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는 16일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북한 내 종교의 자유 침해를 주제로 하는 ‘모션그래픽’(움직이는 사진·그래픽) 영상을 한국어와 영어를 포함해 중국,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 전체 8개 주요 국가의 언어로 제작해 발표했다.

이번에 완성된 ‘종교의 자유 침해’ 편 모션그래픽에는 북한 주민들이 자유롭게 종교를 선택하거나 표현하지 못하고 극심한 차별과 박해를 받는 모습이 묘사됐다. 종교를 가졌다는 이유 하나로 정치범수용소에 갇히고, 고문 끝에 살해당하는 북한의 종교 탄압 실태가 고스란히 담겼다.

이 자료의 바탕이 된 COI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김일성에 대한 숭배 이외는 다른 어떤 신앙도 허용되지 않으며 주민들은 종교나 신념을 자유로이 선택할 수 없다. 북한에서 종교 활동은 수령 개인숭배에 대한 이념적 도전이며 주민들이 당국의 통제를 벗어나 서로 교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인권운동가들과 탈북자들이 현지에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북한의 반인권실태가 해당 자료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북한정의연대 대표인 정베드로 목사는 2003년 중국 수감생활 당시 자신처럼 북한에 복음을 전하려던 활동가들이 북한에서 온갖 고문과 어려운 일을 당한 소식을 전하며 북한의 종교 탄압 실태를 낱낱이 고발했다.

정 목사는 “북한의 교회에는 주로 김일성종합대학교의 종교학과 출신 학생들이 전도사로 있거나 잠입해있는데, 이들은 당에 충성도가 높은 사람들로 선발돼 철저히 교육받은 인원들”이라면서 “종교 활동이 이뤄지는 곳에 배치돼 신자들을 색출하거나 지하교회 등을 급습해 신자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북한정의연대 대표인 정베드로 목사는 16일 ICNK가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2003년 중국 수감생활 당시 자신처럼 북한에 복음을 전하려던 활동가들이 북한에서 온갖 고문과 어려운 일을 당한 소식을 전하며 북한의 종교 탄압 실태를 낱낱이 고발했다. ⓒ데일리안

특히 이렇게 색출된 신자들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로부터 비밀 심문 끝에 비밀처형을 당하기도 한다는 증언이다. 이 과정에서 신자들을 특수부대 훈련용 교보재로 사용하거나 각종 생체실험·화학실험에 동원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핵·미사일 등 화학무기 실험 대상으로도 사용한다는 전언이다.

또한 이날 함께 참석한 김동남 자유북한네트워크 대표는 아들이 기독교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현재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다는 사실을 밝히며 “우리 아들 김경재는 2007년 돈을 벌기 위해 중국으로 넘어갔다가 미국인 목사를 만나게 돼 성경공부도 하고 생활비도 좀 받아 북한으로 돌아갔는데, 탈북을 준비하던 2008년 북한으로 송환돼 연락이 끊겼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수소문 끝에 당시 보위부에서 일하고 있던 친구에 의해 아들이 단순일반범죄로 교화소에 수감된 게 아니라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다고 전달받았다”면서 “이후 2010년 탈북한 회령 출신 친구를 통해 아들이 2007년 중국에서 미국인 목사를 만나 성경공부를 하며 복음을 전달 받았다는 죄로 수용소에 들어간 것이라는 사실을 듣게 됐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우리 아들은 단지 중국에서 미국인 선교사를 만나 3일 간 복음을 받았다는 죄로 영장도 없이 생사도 확인할 수 없는 수용소에 수감된 것”이라면서 “현재도 북한에서 종교인을 접촉했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사람이 정치범으로 끌려가는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ICNK는 이들의 증언과 COI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반인권실태를 고발하며 이를 보다 생생하고 쉽게, 널리 알리기 위해 이번 모션그래픽을 기획했다.

권은경 ICNK 사무국장은 “중남미 국가나 유럽 국가들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대중적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중남미 지역의 일부 국가들은 유엔 총회나 인권이사회의 북한 인권 결의안 투표 시 기권과 반대 입장을 오가고 있으므로 이 지역의 북한인권 인식제고를 위해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ICNK는 지난해부터 COI 결과 보고서를 각 인권침해의 유형별로 나눠 모션그래픽 시리즈 영상물로 제작하고 있다. 이번 8개 국어로 제작된 ‘종교’ 편 모션그래픽은 지난해 11월 초에 발표한 ‘사상표현의 자유침해’에 이어 두 번째 시리즈물이다. 단체는 사상·표현·종교 등 자유를 침해하는 북한 반인도 범죄 유형 6가지 모두에 대해 모션그래픽 시리즈물을 계속 제작해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ICNK는 오는 19일부터 중남미 주요 3개국을 순회하는 ‘북한인권주간’ 행사를 진행하고 신임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인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Thomas Ojea Quintana) 등 중남미 지역 주요 인권활동가 및 관련 인사들과 만날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19일 칠레의 산티아고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등 3개국에서 8일 간 진행된다. 이때 북한인권 영화상영, 전시, 세미나뿐 아니라 COI 보고서 모션그래픽 영상(사상표현의 자유침해·종교의 자유침해)도 상영된다.

특히 북한의 실상을 폭로한 다큐멘터리 ‘태양아래’(Under the Sun)가 중남미 지역 최초로 상영될 예정이다. 권 사무국장은 “‘태양아래’를 통해 북한의 김정은 독재체제 하에서 억압 받는 북한 주민의 삶을 영상으로 보여줌으로써 중남미 지역 일반 대중들의 북한에 대한 기본적 배경지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ICNK 중남미 방문단은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황인철 대표, 탈북민 김동남 씨로 구성됐으며 영화상영과 함께 두 증언자 가족의 납치피해 사례 발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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