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질투? 구본찬, 슛오프X2-정정-1점차 '금메달'
입력 2016.08.13 05:27
수정 2016.08.13 08:30
한국 양궁, 구본찬 금메달로 올림픽 사상 첫 전 종목 석권
김우진-이승윤 탈락...홀로 선 구본찬 슛오프 두 번 치르고 금
리우올림픽 남자양궁 개인전 금메달 차지한 구본찬. ⓒ 게티이미지
신의 질투인가. 구본찬(23)이 험난한 과정 끝에 금메달을 쏘면서 한국 양궁은 사상 첫 전 종목 석권의 기염을 토했다.
구본찬은 13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서 펼쳐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장 샤를 발라동(프랑스)을 7-3(30-29, 28-26, 29-29, 28-29, 27-26)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양궁 역사에 처음으로 올림픽 전 종목 석권을 안겨준 금메달이다.
구본찬의 금메달은 2012 런던올림픽 당시 오진혁이 따낸 한국 남자 양궁 사상 첫 개인전 금메달에 이어 두 번째다. 전날 여자 양궁이 7번째 2관왕을 배출했지만, 남자 양궁은 구본찬이 처음이다. 그만큼 남자양궁은 세계최강 한국에도 극복하기 어려웠다.
구본찬 역시 금메달을 따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혹독했다.
8강과 4강에서는 마지막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까지 거쳤다. 결승에서는 3세트를 마치고 금메달 세리머니를 펼치려 하다가 점수가 정정돼 5세트까지 이어갔다. 흥분을 가라앉히기 쉽지 않았지만 구본찬은 상대보다 점수가 높은 과녁에 쏘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1세트 첫 발을 엑스텐에 꽂은 구본찬은 두 번째 발과 세 번째 발도 모두 10점을 쏘며 안정적인 슈팅을 과시했다. 첫 세트를 모두 10점으로 장식한 구본찬은 2세트도 9-9-10을 쏘며 발라동을 2점차로 따돌리고 4-0 앞서갔다. 금메달을 예감한 순간이었다.
3세트에서는 구본찬의 마지막 화살이 10점 과녁을 뚫으면서 금메달을 확정하는 듯했다. 세리머니를 펼치려고 대기까지 했지만 발라동의 첫 번째 화살이 10점으로 정정 되면서 4세트로 돌입하게 됐다. 금메달이 눈앞에 왔다가 잠시 떠난 것이다.
벅차오른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웠지만 구본찬은 비기기만 해도 금메달을 따낼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을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발라동이 집중력을 높여 거푸 10점을 쏘며 4세트를 가져갈 때만 해도 다소 불안했다. 또 슛오프에 끌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본찬은 2관왕의 자격이 있었다. 발라동이 5세트 들어 연달아 8점을 쏘자 10점에 꽂으며 점수차를 3점으로 벌렸고, 마지막 발을 8점에 쏘고도 1점차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랭킹 1위 김우진과 막내 이승윤이 탈락한 가운데 모든 짐을 짊어졌던 구본찬은 두 번의 슛오프와 마지막 1점차 리드로 기어코 금메달을 쐈다.
신의 질투라기 보다는 선물이었다. 남녀단체전, 장혜진의 금메달 보다 더욱 험난한 과정을 거치며 얻은 더 짜릿한, 더 감동적인 금메달을 가졌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