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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야유' 브라질 당최...네이마르 더는 못 보나

박문수 객원기자
입력 2016.08.10 12:22
수정 2016.08.10 14:10

난해한 전술과 맞지 않는 옷 입혀 '공격 전개' 어려워

2경기 연속 0-0...마지막 덴마크전 이겨야 8강 진출

브라질 네이마르 ⓒ 게티이미지

브라질 축구가 안방에서 또 굴욕을 뒤집어쓰고 있다.

브라질은 8일(한국시각)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16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A조 예선 2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1차전 남아공전에 이어 이라크와의 2차전에서도 무득점 무승부다.

네이마르 등 최고의 선수들을 앞세운 브라질이 이렇게 무기력한 것은 선수들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전술적 결함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라크전에서 브라질 미칼레 감독은 남아공전과 동일한 포메이션인 4-3-3 전술로 나섰다. 남아공전에서 문제시 됐던 2선에서의 빌드업,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공격진 운용 탓에 제대로 된 전개 자체가 어려웠다.

미칼레 감독은 지난 2경기에서 네이마르, 제수스, 바르보사를 공격 1선에 내세웠다. 그 밑에는 펠리페 안데르송과 헤나투 아우구스투를 배치했고, 사이에는 좀 더 수비적인 티아구 마이아를 놓고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주문했다. 포백에는 제카와 도글라스 산투스, 호드리구 카이우와 마르퀴뉴스가 나섰으며 골문은 웨베르통이 지켰다.

멤버만 보면 탄탄하다. '가브리엘 듀오'로 꼽히는 바르보사와 제수스는 브라질 리그 최고 기대주다. 제수스는 이미 맨체스터 시티행을 확정했고, 바르보사 역시 내로라하는 명문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핫한 유망주다. 네이마르까지 가세했으니 브라질 공격진은 리우올림픽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제수스의 위치가 문제다. 제수스는 전형적인 최전방 공격수가 아니다. 호나우두처럼 자유로운 움직임이 돋보이는 선수다. 2선에서 1선으로 직접 침투하는 움직임이 매서우며 공간을 열어야 득점에 가담할 수 있는 유형의 공격수다. 제수스가 이번 시즌 잠재력을 터뜨린 이유도 측면에서 중앙으로 포지션을 변경하면서 종적인 움직임보다는 횡적인 움직임을 통한 공격 가담에 눈을 떴기 때문이다.

미칼레 감독 체제에서 제수스는 최전방에 고립되어 있다. 제수스는 신장이 175cm에 불과한 선수다. 이러한 제수스에게 미칼레 감독은 전방에서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내려오는 역할을 주문하고 있지만 간격이 넓은 탓에 제수스가 마음 편하게 내려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자연스레 제수스는 전방에서 자주 고립됐다.

중원 구성도 문제다. 마이아, 헤나투, 안데르송으로 이어진 3선에서 제 역할을 해주는 선수는 마이아뿐이다. 미칼레 감독은 헤나투와 안데르송을 활용한 빌드업을 노렸지만, 헤나투는 이번 대회 내내 다소 부족하고, 안데르송은 중앙이 아닌 측면에서의 활약이 돋보이는 선수다.

미칼레 감독은 전진성이 좋은 안데르송과 횡적으로 공을 돌릴 수 있는 헤나투 기용을 통해 미드필더진에서의 공 배급을 노렸지만 안데르송은 막혔고, 헤나투는 공을 잡아도 제대로 돌리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공격 진용과 미드필더 진용의 공간이 넓어지면서 대회 내내 중원 자체가 막혀 버렸다.

남아공전, 이라크전에서도 미칼레 감독은 자신이 선발로 내세운 전략이 실패하자 하피냐 알칸타라를 투입하면서 중원에 힘을 실었고, 이는 일시적인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네이마르 활용법이다. 중원 구성과 공격진 구성에 문제를 겪으면서 네이마르에게 여러 임무가 주어졌지만 네이마르 혼자서 공격 전개부터 마무리를 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브라질 대표팀으로서는 네이마르의 존재가 분명 고무적이지만, 지난 두 경기에서 네이마르가 보여준 활약상은 다소 미미했다.

브라질 제수스 ⓒ 게티이미지

압박에 약한 브라질, 잦은 패스 미스가 문제

난해한 전술도 문제지만 선수진 전반에 걸쳐 압박에 대응하는 능력도 부족하다. 이라크전에서도 브라질 대표팀은 상대가 수비 진용을 아래로 내리면서 수비 축구를 구사하자 허덕였다.

제수스가 제대로 된 포지션에서 활약하지 못하면서 전방이 막혔고, 중원에서의 공 배급이 이루어지지 않자 상대는 2선에서 1선으로 공을 배급하고 직접 해결하는 네이마르에 대한 원천 봉쇄에 주력했다. 네이마르가 완전히 막히면서 공격 전개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허둥지둥 득점에만 주력하다 보니 집중력도 떨어졌다.

설상가상 이라크와의 심리 싸움에서 밀린 브라질은 지속해서 집중하지 못했다. 이라크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시간을 끌자 브라질 선수들은 오히려 흥분하며 상대 도발에 넘어갔다.

네이마르에 대한 고의적인 반칙에도 침착하지 못했고 공격의 고삐를 당기며 상대 골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렸음에도 골을 넣지 못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브라질 선수들은 허둥지둥 댔다. 마땅한 대안 없이 이라크를 상대한 탓에 무득점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라크전 무승부로 브라질은 11일 조 1위 덴마크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홈팬들에게 야유를 들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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