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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망'하던 안철수의 거듭된 사과…속내는?

전형민 기자
입력 2016.06.21 09:53
수정 2016.06.21 09:56

정가 "여론 악화 의식 문제 수습 위한 선제적 조치일듯"

국민의당 '리베이트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자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20일 아침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에서부터 재차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국민의당 '리베이트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자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20일 아침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에서부터 재차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안 대표의 이날 사과는 의혹 보도 후 첫번째 최고위원회의에서 '송구하다'고 밝힌 것에 이어 두 번째 사과다. 그동안 '관망'이라는 입장을 보여온 안 대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반응으로 뒷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안 대표는 그동안 이번 사건이 불거진 이후 '일축→사과→관망→사과' 순으로 입장의 변화를 보여왔다. 당초 보도 직후 안 대표는 기자들에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들었다"며 보도 내용을 일축했다. 그러나 여론이 악화되자 하루 만에 '송구하다'며 수습에 나섰고 이후엔 진상조사단을 내세워 여론의 추이를 '관망'해왔다.

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 소환을 비롯해 본격적으로 조사가 진행되는 만큼 지금 정도에 한번 더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말씀드렸다"며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김수민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민의당과 안 대표의 지지율 하락 등 여론의 악화를 의식한 조치라는 반응이다. 당에서 꾸린 진상조사단이 사실관계 규명이 아닌 '의혹해명단' 수준의 중간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악화된 여론이 영향을 미쳤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각종 국민의당과 안 대표의 지지율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20일 오전 발표된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3주 연속 하락해 16%로 조사됐다. 특히 진상조사단이 출범한 주초에는 지지율이 반등했으나 '혐의없음' 결과의 중간조사 발표후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여론 악화 의식? 문제 수습 위한 선제적 조치?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당사자인 왕주현 사무부총장의 검찰조사 이후 주말을 넘기면서 당 내부적으로 이번 사건에서의 '문제점'이 드러났고, 이에 대비한 '수습의 일환'으로 '선제적 사과' 카드를 꺼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는 검찰이 왕 사무부총장의 소환후 결정하겠다던 김수민 의원의 소환을 주말새 확정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김 의원이 무죄로 밝혀질 경우 '야당 탄압'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상황에서 김 의원의 소환을 확정했다는 것은 그만큼 유죄 증거가 부족하거나 유죄 입증에 자신이 있다는 내용으로 풀이되는 만큼 안 대표가 후자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안 대표 사과의 진의(眞意)가 무엇이든 여론은 '사과'만으로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안 대표 스스로가 자신의 사과에 대해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예의 '사과'가 있었던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과의 성격에 대해 "제가 지난번에 사과한 다음에 그동안 진상조사단도 꾸려지고 검찰에서 소환을 포함해서 본격적으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지금 정도에 한번 더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명대로라면 물의를 일으킨 문제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태도보다는 '할 때가 됐으니 했다'는 투에 가깝다.

안 대표는 "정치적 책임을 물어 선제적으로 조치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도 "본격적으로 소환조사가 시작된 상황"이라며 "최대한 협조하고 빠른 결론이 나오도록 요청하고 결론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만 했다. '엄정한 조치'에 대해서는 아무런 구체적인 설명 없이 모호함을 유지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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