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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감독 잔혹사’ 6년째 로이스터 향수?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6.10 10:45
수정 2016.06.10 13:08

로이스터 체제 이후 벌써 네 번째 사령탑 임명

초보감독 한계 보이지만 멀리 내다보는 운영 필요

롯데는 로이스터 이후 '노 피어' 정신을 찾아볼 수 없다. ⓒ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992년 두 번째 우승 이후 벌써 23년째 정상에 서보지 못하고 있다. 10개 구단 중 최장기간이다.

우스갯소리로 현재 롯데 지휘봉을 잡고 있는 조원우 감독은 롯데가 마지막으로 우승을 하고 2년 뒤에 프로에 입단, 15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코치직을 거쳐 지금의 롯데 사령탑에 올랐다. 그만큼 오랜 시간 이어지고 있는 무관의 굴레다.

롯데는 2000년대 초중반 암흑기를 거친 뒤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함께 그야말로 ‘전국구 인기팀’으로 거듭났다. 롯데의 부흥기는 가을 야구의 마지막이었던 지난 2012년까지 정확히 5년간 이어졌다. 이후 구단 측은 우승을 기조로 예전과 다른 대대적 투자에 나섰지만, 오히려 성적은 거꾸로 가고 있다.

아직까지도 많은 롯데 팬들 사이에서는 로이스터 감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상 첫 외국인 감독답게 과감한 선수단 운영으로 KBO리그에 파란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노 피어(No Fear)’ 정신은 성적과 인기,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는데 성공했다.

페넌트레이스에서의 호성적, 그러나 가을 야구에의 광속 탈락은 로이스터가 롯데에 더 머물 수 없는 이유가 되고 말았다. 구단의 눈높이는 이미 우승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후임인 양승호 전 감독은 로이스터가 잘 차려놓은 밥상에 용두사미를 찍은 지도자로 평가된다. 부임 초반에는 원칙 없는 운영으로 팬들의 십자포화를 한 몸에 받았지만, 이내 개선점을 내놓기 시작했다. 양승호 감독은 그야말로 실수를 인정할 줄 아는 리더였다.

하지만 양승호 감독도 구단이 요구하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끝내 이루지 못했다. 다만 롯데 구단 사상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2위 및 역대 감독 승률 1위(0.537)라는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불미스러운 일로 2년 계약 후 지휘봉을 내려놓았지만, 일각에서는 재계약이 이뤄졌다면 롯데의 역사도 달라졌을 것이란 탄식을 내놓기도 했다.

이후 롯데는 암흑기에 다시 접어드는 모습이다. 구단 측은 강민호를 비롯해 대형 FA 여럿을 데려오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매년 전력만 놓고 보면, 가을 야구는 물론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하지만 결과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이며, 매년 순위가 떨어지고만 있다.

양승호의 후임이었던 김시진 감독은 미숙한 경기 운영으로 도마 위에 오른 인물이다. 롯데가 우승을 하겠다며 데려왔지만, 정작 김시진 감독은 롯데보다 순위가 더 낮은 넥센서 성적부진으로 경질된 사령탑이기도 했다. 김 전 감독의 부족한 능력도 문제였지만, 롯데 팬들의 공분을 산 부분은 다름 아닌 CCTV 사찰 등 프런트의 도를 지나친 현장간섭이었다.

2008년 이후 롯데 감독 성적표. ⓒ 데일리안 스포츠

지난해 지휘봉을 잡았던 이종운 감독도 비난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종운 감독은 화끈한 공격보다 번트에 집착하는 소극적 경기 운영을 펼쳤고, 심각한 좌우놀이, 보직 파괴, 급기야 선수들의 혹사 논란까지 불거지며 1년 만에 경질 수순을 밟고 말았다.

현재 사령탑인 조원우 감독은 이창원 대표이사가 취임한 뒤 처음으로 선임한 감독이다. 조 감독에 대해 평가를 내리기에는 너무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이제 1년차 시즌, 그리고 아직 시즌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의 팀 순위가 6위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분명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표다. 또한 초보 감독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드러내고 있어 팬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하는 부분도 있다. 여기에 개성 뚜렷한 롯데 팀 컬러에 또다시 무색무취 사령탑이 왔다는 점도 불만의 목소리 중 하나다. 그나마 다행은 선수들의 혹사를 자제하고 페넌트레이스를 길게 본다는 점이다.

그동안 롯데 감독들은 로이스터 감독과 직, 간접적으로 많은 비교를 받아왔다. 그리고 대부분의 감독들이 이를 의식한 듯 로이스터와 정반대 성향의 야구를 펼친 것도 사실이다. 이렇다 보니 무리하게 선수들을 기용해 탈이 나는 경우도 적지 않았고, 숲 전체보다 나무만을 바라봐 실패를 거듭하기에 이르렀다.

프로야구 감독은 다른 종목의 감독들보다 많은 부분을 관리해야 한다. 아무래도 손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분야별 전담 코치들의 숫자도 상당하다. 감독은 코치들의 세세한 보고를 받고 판단해 결정한다. 그야말로 팀 전체를 아우르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많은 부분에서 닮았다.

따라서 야구 감독은 기존 갖춰진 전력을 잘 추슬러 시즌 끝까지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야구 감독은 헤드 코치가 아닌 매니저로 불리며, 유일하게 선수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른다. 시행착오가 분명하면 고집 대신 고치면 된다. 과연 조원우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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