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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탈북 종업원 접견? 민변, 북 대변인 노릇"

하윤아 기자
입력 2016.05.20 18:11
수정 2016.05.20 18:15

자유통일탈북자단체협의회, 민변 규탄집회·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고발 검토도

자유통일탈북단체협의회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북한 독재정권의 대변인 민변 규탄 탈북단체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자유통일탈북단체협의회

탈북단체들이 모여 결성한 '자유통일탈북자단체협의회'가 최근 국내로 들어온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과의 접견을 요구하고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을 향해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자유통일탈북자단체협의회(자통협)는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를 찾아 온 북한 해외근로자 13명의 인권을 빙자해 북한정권의 대남전략을 수행하고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은 중국 류경식당에 파견한 북한 근로자 13명의 '집단탈북' 사건이 발생한 이후 줄곧 대남 선전매체를 동원해 '납치극', '모략극'이라고 주장해오고 있다. 특히 국내로 입국한 13명의 북한 내 가족들을 선전매체에 등장시켜 이들을 가족들과 대면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등 대남 공세를 점차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 13일 국가정보원에 국내로 입국한 종업원들에 대한 접견을 신청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해당 탈북자들은 변호인 접견 대상이 아니다"며 접견을 거부한 바 있다.

민변은 16일에도 국정원에 접견을 신청했으나, 국정원이 이를 또다시 거부하자 경기 시흥에 위치한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민변은 북한 종업원들이 실제 자발적으로 입국한 것인지 제3자의 입장에서 확인해야 할 필요성을 재차 역설하고, 접견거부 취소소송과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민변의 움직임과 관련해 탈북단체들은 "북한의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정부가 이들 종업원의 탈북에 대해 '자유의사'임을 분명히 밝혔고,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 인권조사관이 탈북자들의 민변 접견 거부 의사를 대신 전달했음에도 지속적으로 접견을 요구하고 있는 점은 북한의 선전을 대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자통협은 성명을 통해 "민변은 북한의 궤변과 대남선전에 발맞춰 13명의 인권을 두둔하면서 접견을 요청했으며, 기획탈북인지 자발적인 탈북인지를 조사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북한 독재정권이 늘어놓고 있는 궤변에 발맞춰 행동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인지, 당신들의 정의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독재정권을 변호하고 있는 민변의 반국가적 행위를 강력 규탄하면서 나아가 독재정권의 변호가 아닌 독재정권을 반대하고 그 정권 밑에서 고통 받고 있는 북한주민들을 위한 변호에 나서 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견에서 최현준 통일미래연대 대표는 "13명의 탈북자들이 민변의 요구대로 '자의적으로 대한민국에 왔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 북한에 있는 그들의 가족들이 어떻게 될지 민변은 생각해본 적 있는가"라며 "아마 민변이 이후의 일을 모르지는 않을 텐데, 그렇다면 탈북자 접견을 요구하는 진짜 이유가 뭔지 그 저의를 알고 싶다"고 민변을 겨냥했다.

최 대표는 "북한은 남남갈등을 적극적으로 조장해 내부분열로 와해시킨 뒤 이를 활용해 적화통일을 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이러한 전략의 선봉대에서 하수인 역할을 하는 무리들이 바로 민변"이라며 "민변은 탈북한 13명과 북한에 있는 13명의 가족 수백명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박광일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 대표는 "독재정권에 대항해 극소수의 인권을 위해 활동해왔다고 자칭하는 민변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3대 독재정권에 대해서는 적극 변호하고 나서는 역설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정말 민변이 인권을 중요시 여긴다면 해외 여러 곳에서 독재정권의 자금확보를 위해 노동을 강요당하는 북한 해외근로자들의 인권 증진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명철 NK워치 대표는 민변의 움직임에 대한 향후 자통협 측의 대응 방안을 언급했다.

안 대표는 "만약 민변이 계속 북한의 주장대로 행동한다면 국내 탈북자들과 함께 민변을 상대로 한 규탄집회를 개최하고, 민변 해체 요구 청원서와 설문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업무집행 방해·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법리적 검토를 거쳐 민변을 검찰에 고발하는 수순도 밟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민변이 국내에 들어온 북한 해외노동자 13명을 만나고 싶다면 모든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 입국한 순간부터 거치는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과정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면 될 일"이라며 "민변은 더 이상 북한을 대변하지 말고 북한의 민주화와 자유화를 갈망하는 2300만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 약자들의 편에 서서 행동으로 보여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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