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치고 장구 강정호, 새로운 별명 ‘직구 킬러’
입력 2016.05.16 07:57
수정 2016.05.16 08:39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서 홀로 2타점 승리 주도
지난해 이어 올 시즌도 유독 직구에 강한 모습
강정호의 새로운 별명은 바로 '직구 킬러'다. ⓒ 게티이미지
홀로 시카고 컵스전 승리를 이끈 피츠버그 강정호에게 새로운 별명이 추가됐다. 바로 ‘직구 킬러’다.
강정호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서 7회 결승타를 포함해 9회 쐐기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강정호의 활약 속에 피츠버그는 2-1로 승리했다.
피츠버그와 강정호 모두에게 진한 인상이 남을 만한 경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컵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27승 8패로 30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7할 승률을 기록하며 전체 1위를 구가하고 있었다. 피츠버그 역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에 오르며 순항 중이지만 컵스와의 격차가 제법 상당했다. 이날 승리로 두 팀의 승차는 8경기로 줄어들었다.
강정호 입장에서도 복수전 성격을 띠고 있었다. 강정호는 지난해 9월 컵스와의 경기서 불의의 태클로 시즌을 마감한 바 있다. 크리스 코글란의 '살인 태클'이 바로 그것. 물론 코글란은 현재 오클랜드로 떠나고 없지만, 강정호에게 좋은 기억을 남긴 팀일리 만무하다.
또한 강정호는 전날 경기에서도 사구의 희생양이 되며 양 팀간의 첨예한 대립 양상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제이크 아리에타는 강정호 등을 향해 공을 던져 고의성 여부가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강정호는 컵스를 상대로 두 번의 응징을 퍼부었다. 사실 피츠버그 타자들은 상대 좌완 특급 존 레스터를 상대로 6회까지 꽁꽁 묶여있었다. 노히트노런이 계속되는 가운데 7회 들어 스탈링 마르테가 팀의 첫 안타를 뽑아낸 가운데 2사 2루 상황서 등장한 강정호가 92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제대로 공략해 우중간을 향하는 2루타를 만들어냈다. 0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강정호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강정호는 이어 등판한 상대 특급 마무리 헥터 론돈과 마주했다. 지난해 30세이브를 거둔 론돈은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96마일에 이르는 대표적인 강속구 투수다. 그리고 96마일 포심이 날아오자 강정호의 방망이가 홈런으로 만들어냈다. 팀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포이자 시즌 4호 홈런이었다.
강정호에게는 새로운 별명 하나가 추가될 전망이다. 바로 ‘강속구 킬러’다.
KBO리그 시절부터 유독 빠른 볼에 강점을 보였던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에도 자신의 능력을 유지해나가고 있다. 실제로 올 시즌 뽑아낸 4개의 홈런 중 3개가 직구를 공략해 얻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강정호는 지난 7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타일러 라이언(90마일 투심), 케빈 시그리스트(94마일 투심)로부터 2개의 홈런을 뽑아냈고, 이날 2개의 안타 모두 직구를 통해 얻어낸 수확물이었다. 알프레도 시몬의 76마일 커브를 걷어 올렸던 시즌 3호 홈런은 ‘티라노 스윙’(인앤아웃 스윙)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직구에 강한 강정호에 대해 메이저리그 역시 잘 알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강정호는 지난해 62.2% 비율로 직구와 마주했다. 커브와 같은 브레이킹볼은 25.52%, 그리고 오프스피드 공의 비율은 11.75%였다.
직구는 강정호에게 밥이나 다름없었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직구를 상대로 타율 0.394 장타율 0.690 8홈런이라는 괴물급 성적을 찍었다. 싱커와 같은 투심 계열의 공에도 타율 0.284로 나쁘지 않았다.
분석이 끝난 상대 배터리들은 올 시즌 강정호를 상대할 때 직구 구사 비율을 크게 줄였다. 그 결과 강정호는 46.43%의 비율로 직구를 바라보고 있다. 대신 브레이킹볼의 비율이 32.14% 늘었다.
하지만 강정호의 직구 대처 능력은 변함이 없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강정호는 직구와 마주해 타율 0.600(5타수 3안타)을 기록 중이다. 투심까지 포함하면 타율은 0.444가 된다.
이를 잘 설명해주는 대목이 론돈과의 맞대결이다. 대표적인 강속구 투수인 론돈은 강정호를 상대로 5구 연속 슬라이더만을 던졌다. 강정호의 직구 대처 능력을 의식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풀카운트에 몰린 론돈은 6구째 만에 직구 카드를 꺼냈고, 강정호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