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자폭테러범, 다정하던 모범생이 한 순간에…
입력 2016.03.25 13:56
수정 2016.03.25 13:59
“시리아로 간다” 이후 연락두절, 다음 모습이 폭탄제조범
벨기에 브뤼셀 국제공항 자폭테러범으로 확인된 나짐 라크라위(24)의 가족들과 지인들이 극단주의에 빠지기 전의 그는 다정하고 모범적이었다고 증언했다.
나짐 라크라위가 자란 브뤼셀 스라르베이크는 몰렌베이크와 가까운 곳이다. 그는 이곳의 가톨릭계 중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전기기계 관련 기술을 배웠다.
그가 졸업한 학교의 교장은 24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라크라위에 대해, 2009년 졸업 이후 소식을 듣지는 못했으나, 학교에 다닐 때는 6년간 낙제 한 번 한 적 없는 훌륭한 모범생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벨기에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로 한국 광주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태권도 54kg급 은메달을 따기도 했던 나짐의 동생인 무라드 라크라위(20)는 형의 테러 소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고 같은 날 AFP 통신과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무라드는 나짐의 테러 행위는 잘못된 선택이라며 단호하게 규탄하고, 동시에 무척 슬프고 두려운 일이라고 속상함을 표시했다. 이어 어릴 적 함께 태권도를 배웠던 형은 책 읽기를 좋아하고 다정하며 영리한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13년 시리아로 가겠다고 통보한 뒤 돌연 연락이 끊겼으며, 그전까지는 테러범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본 적도 없다고 알렸다. 이어 평범한 무슬림 가정에서 자란 나짐 라크라위가 어떤 경로로 극단주의에 빠졌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라크라위의 가족은 마지막 통보를 받고 곧바로 당국에 알렸으며, 경찰은 2013년과 파리 테러 직후에 집에 찾아와 조사를 벌였다.
나짐과 무라드 형제에게는 어린 동생들이 있는데, 그 동생들이 극단주의에 물들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호소했다. 무라드의 변호사 역시 무라드 가족 전체가 상당한 충격을 받은 상태라며, 한 부모에게서 자라서 한 명은 반듯하게 자랐는데 한 병은 그런 야만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니 충격적이라고 알렸다.
벨기에 경찰은 23일 브뤼셀 국제공항의 폭발 현장에서 나짐 라크라위의 DNA가 채취됐다며 두 번째 공항 자살폭탄 테러범으로 지목했다.
라크라위는 수피아네 카얄이라는 가짜 신분으로 지내왔으며, 파리 테러 때 폭탄 조끼를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브뤼셀 테러에는 ‘못 폭탄’을 제조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