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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내수산업도 아니며 제로섬 게임도 아니다

김영진 기자
입력 2016.03.15 15:40
수정 2016.03.15 16:45

신규 면세점, 경쟁 활성화 외치며 '보호' 받길 원해...관광산업 활성화에 접근

서울 송파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쇼핑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면세점 제도 개선안 발표를 앞두고 면세점 업계의 이해관계가 팽팽하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 신규 특허 추가 안이 담길 것이고 거기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이 포함 될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신규 면세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번 면세점 업계의 갈등은 무엇보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 탓이 크다. 5년 마다 신규 면세점 특허를 받아야하는 것이 얼마나 국가적 낭비이고 비효율적이었다는 걸 이번 기회에 체감했을 것이다. 정부는 뒤늦게나마 관련 제도를 고친다고 하니 이번 만큼은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문제는 이해관계가 얽힌 신규 면세점들의 시각이다. 지난 14일 신규 면세점 대표들은 서울 시내 모처에서 회동을 가지며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 영업 지속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들의 태도는 '자사이기주의'로 보이며 아직도 면세산업이 내수산업이고 제로섬 게임으로 알고 있는 듯해 아쉬움을 남긴다.

신규 사업자들은 특허 취득 당시 면세시장의 경쟁 활성화의 필요성과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을 내세워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사라져야 할 쟁쟁한 경쟁자가 다시 나타난다하니 긴장하는 것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1년 정도는 지켜보고 나서 시장이 커지면 또 다시 신규 업체 진입이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쟁을 활성화하자고 하면서 다시 '보호'를 외치는 것은 모순이다.

또 타사의 진입을 막기 이전에 그들이 면세점 진출 당시 내세웠던 장밋빛 전망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점검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들이 진출할 당시에는 롯데면세점의 독과점을 비판했다. 이것 역시 내수에 치중한 사고이며 글로벌 경쟁을 펼쳐야하는 시점에 설득력을 가지기 힘들다.

전 세계 면세시장은 스위스의 듀프리(Dufry)와 미국의 디에프에스(DFS) 등 글로벌 면세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 등도 면세 시장을 대폭 키우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감소했다는 말도 들리고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보다 일본을 더 선호한다는 말도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즉 관광산업이나 면세산업은 절대 국내 시장을 한정해서 봐서는 안 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더 선도적으로 나가야하는 것이다.

아울러 면세 시장은 한쪽이 이득을 보면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아직도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은 계속 커 나가야 하며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더 늘어나야 한다.

이런 점에서는 면세 사업자들은 더 늘어나 경쟁을 펼쳐야 한다. '허가제'를 '신고제' 전환해야한다는 목소리에도 동의한다. 면세업을 신고제로 한다하더라도 유통업에 대해 전혀 경험이 없는 의외의 기업이 진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진출한다 하더라도 오래 갈 수가 없다.

면세점 제도 개선안은 국가 경제 및 관광업의 전반적인 이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 옳다. 국내 수출산업이 침체에 빠져있고 유일하게 관광산업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영업을 잘하고 있는 면세점의 문을 닫게 해서 국가 경제를 어렵게 할 이유가 없다.

애초에 보세판매장(면세점)을 도입한 목적 역시 외화 획득에 있지 않는가. 그 원래 취지에 맞는 기업에게 면세점 특허를 주는 것이 옳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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